옛날이야기

개나리꽃외

덕화2001 2020. 6. 14. 13:36

가엾은 네 식솔의 영혼....개나리 꽃까마득히 멀고도 먼 옛날 한 시골에 찌그러져가는 오막살이집 한채가 있었습니다.이 집에는 홀로된 어머니가 여덟 살 나는 개나리라는 여자애와 여섯 살 나는 사내애를 데리고 살았습니다.워낙 집이 구차하여 쌀 독에 거미줄을 치고 산 사람의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려웠는데 하늘 같이 믿던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니 살아갈 길이 더욱 막연하게 되었습니다.어머니가 어디 나가서 삯방아나 삯바느질을 하려 해도 사람들은 홀로된 어머니에게 아무런 일거리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어머니는 눈물과 한숨으로 끼니를 때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하지만 철없는 어린것들은 배가 고파서 어머니 옷자락을 부여잡고 밥 달라고 목놓아 울었습니다.어머니는 굼주림에 시달리는 애들을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어머니에게는 단 한 가지 빌어먹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어머니는 바가지를 들고 밥동냥을 다녔습니다.몸도 바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이집 저집을 찾아다니며 밥 한 술이라도 바가지에 담아 달라고 빌고 빌었습니다.이 날부터 개나리네 세 식구는 밥동냥을 해서 기구한 목숨을 이어갔습니다.어머니는 나이 어린 오누이를 살리기 위하여 귀로 차마 들을 수 없는 소리에 소리도 듣고, 한 몸에 받기 어려운 천대도 달게 받으며 이 동네 저 동네를 돌아다녔습니다.아이들도 차차 밥동냥을 하는 어머니를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가난하지만 마음씨 차한 이들도 어머니가 든 동냥바가지에 먹던 밥을 덜어서 담아 주었습니다.그러나 세상에서 마음이 숯덩이 처럼 검고 호랑이같이 무서운 사람도 있었습니다.그들이 뜰에 들어서기도 전에 무서운 개를 풀어 놓지 않으면 대문을 덜컥 잠가 버렸습니다.하느님은 어진 사란을 도와 준다 했지만 꼭 그렇치도 않은 모양이었습니다.개나리네 세 식구는 정말 죽지 못해 살아갔습니다.그러던 어느날 어머니는 집에 돌아오자 통나무 넘어지듯 쓰러졌습니다.그 날 밤으로 어머니가 열 달이 채 차지않은 유복자를 낳았습니다.어머니는 정신을 차리긴 하였어도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어 눈도 뜨지 못하고 식은 땀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가끔 무서운 소리를 질렀는데 그 때마다 갓난애가 놀라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어머니가 빈 젖꼭지를 어린애에게 물리면 갓난애는 젖을 달라고 울어댔습니다.개나리는 갓난애를 안고 달래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사정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개나리가 바가지를 들고 밥동냥을 나가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날이 밝아오자 개나리는 동냥바가지를 들고 밥동냥을 나갔습니다.한겨울의 하늘은 너무나도 싸늘하였습니다.언 손을 마주 비비며 밥을 빌다가는 울고 울다가는 밥을 빌었습니다.개나리의 두 볼에서 흐르는 눈물은 고드름이 되었습니다.해질 녁이 되어 허둥지둥 한 동네에 들어서니 한 노인이 어린 개나리가 동냥바가지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자기집으로 데리고 가서는 얼어서 달가닥 소리가 나는 개나리의 손을 녹여주었습니다.그러면서 그 노인은 개나리의 가엾은 처지를 캐물었습니다.개나리는 인자하신 어머니가 제 앞에 않자 계시기라도 한 듯 자초지종을 말하고 나서 노인의 품에 얼굴을 파묻으며 슬피 울었습니다.개나리의 얼굴에선 눈물이 방울방울 굴러떨어졌고 노인의 가슴 속에는 피가 떨어졌습니다.하지만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할아버지 신세도 굶기를 밥먹듯하였으니 가련한 어린 소녀를 도와 줄 형편이 못 되었습니다.하지만 할아버지는 나이 어린 개나리를 속였습니다."애야, 이 밥을 가지고 어서 가거라. 병석에 누워 있는 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너를 얼마나 기다리겠니, 어서 이 밥을 바가지에 담아들고 가거라"."그럼 할아버지는요?""할아버지는 네가 간 다음에 또 밥을 해 먹으면 되지 않니. 불쌍하고 귀여운 애야, 너 할아버지 말 들어야 한다."할아버지는 밥을 개나리의 동냥바가지에 쏟았습니다.개나리는 고맙게도 생각되어 노인 앞에 공손히 절을 하고는 집으로 달음질쳤습니다.동냥밥을 들고 집에 들어서니 갓난애는 기진했는지 실오리 같은 숨을 겨우 몰아쉬는데 여섯 살 나는 남동생은 어머니 옆에 쓰러져 말도 못하고 있었습니다.어머니는 모진 아픔으로 하여 떠는지 추워서 떠는지 말도 못하고 덜덜 떨고만 있었습니다.그래도 개나리는 동냥밥을 가지고 오니 기쁘기만 생각되어 어머니 옆에 동냥바가지를 내려놓았습니다."어머니, 이 밥을 빌어왔어요. 고마운 할아버지께서 잡수시던 밥을 우리한테 주셨어요. 어머니, 이 밥 잡수시면 병도 낫고 어린 동생도 정신차릴 거예요."개나리의 가냘픈 말소리에는 은근한 미소가 어려 있었습니다.어린 개나리는 동냥바가지를 들여다보며 거기에 물이라도 좀 타서 죽을 끓이면 어머니도 한 끼 잘 대접하고 어린 동생도 달랠 것만 같았습니다. 수심만 잠기던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소리없이 일어났습니다.개나리가 일어서자 개나리를 쳐다보던 어머니의 입이 찢어진 문풍지가 바람에 떨 듯 바르르떨렸습니다.하지만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개나리가 솥을 다 부시고 있는데 여섯 살 난 동생이 눈을 뜨자 동냥바가지에 담긴 밥을 끌어안고 두 볼이 미어지게 밥을 퍼먹었습니다. 그러나 눈깜박할 사이에 빈 바가지만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개나리는 솥을 다 부시고 빌어온 밥으로 죽을 쑤려고 동냥바가지를 찾았습니다. 남동생이 빈 바가지를 끌어안고 개나리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개나리는 동생이 빈 바가지를 끌어안고 있는 것을 보자 눈앞이 아찔해지고 가슴이 꽉 막혀 당장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도 애써얻어 온 밥을 어머니한테 한 술도 대접 못 하게된 어린 소녀의 가슴은 그저 갈가리 찢어지는 같았습니다.개나리는 벌떡 자리를 차고 일어나 동생의 볼을 불이 번쩍 일게 후려쳤습니다.어린 동생은 어머니의 품에 머리를 파묻으며 흑흑 흐느껴 울었습니다.어린 개나리도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습니다.이제는 어머니에게 대접할 것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쌀 한 알 없었고 약 한 첩 없었습니다. 진종일 불 한 번 때지 않은 구들은 얼음장처럼 차가웠습니다.네 식구는 바로 거기서 이 차디찬 겨울밤을 지내야만 했습니다.이제는 불이라도 때서 어머니의 몸을 덥히고 더운 물 한 모금이라도 대접해야 했습니다.개나리는 휘청거리는 몸을 가까스로 가눔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습니다.손에 닿는 것은 이엉뿐이었습니다. 개나리는 정신없이 이엉을 뽑았습니다..어디서 무슨 힘이 생겼는지 한 아름이나 되는 이엉을 뽑아 안고 들어와 아궁이에 불을 지폈습니다. 시뻘건 불은 활활 붙었고 집안에는 화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굶주림에 시달리고 진종일 추위에 떨던 개나리는 집안에 화기가 돌자 눈물어린 얼굴로 어머니를 쳐다보다가 이엉을 움켜쥔 채 잠들어 버렸습니다. 집안에 화기가 도니 어머니도 동생도 눈을 감았습니다.별들은 무리지어 흐르고 밤도 소리없이 흘러가느데 아궁이에서 붙던 불이 붉은 혀를 빼물고 날름거리더니 이엉새에 옮겨 붙었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삼단 같은 연기를 내뿜으며 이윽고 오막살이 집에 붙었습니다.치솟는 불길은 검은 밤하늘을 태우고 사정없는 불길은 개나리네 네 식솔들을 휘감았습니다.그리하여 불쌍하고 가련한 네 식구는 영영 한 많은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추운 겨울은 지나가고 봄이 왔습니다.그런데 개나리네 집터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꽃나무가 자라났습니다.바람에 하늘거리는 가는 나무가 자라더니 노란 꽃잎파리 네 개가 방긋 피어났습니다.이 나무는 앙상하게 뼈만 남은 개나리네 집 식솔들처럼 몹시 가늘었고 꽃잎파리는 네잎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보고 개나리네 식솔들이 죽어서 꽃이된 것이라 하여 이 꽃을 "개나리"라고 부르고 그 꽃에 깃든 슬픈 사연을 오늘에까지 전하였다합니다.

 

(2)옛날 어느 부잣집에 중이 시주를 청하러 갔다.그런데 부잣집 주인은 "우리집에는 개똥도 없소"라며 박대를 하였다.그러나 이웃의 가난한 사람은 정성껏 시주를 했다.그러자 중이 짚으로 바구니를 하나 만들어 주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속에는 신기하게도 계속해서 쌀이 쏟아져 나와 가난했던 사람은 금방 부자가 되었다.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이웃 부잣집 주인이 몹시 원통해 했다.이듬해에 그 중이 다시 부잣집으로 시주를 청하러 갔다.이번에는 부잣집 주인이 쌀을 시주하자, 중은 역시 짚으로 바구니 하나를 만들어 주었다.부잣집 주인이 열어 보니 그 속에는 살 대신 개똥이 가득 들어 계속 흘러 나왔다.주인이 놀라 그것을 울타리 밑에다가 묻어 버렸는데 거기에서 개나리가 자라나 꽃을 피웠다고 한다.(3)옛날 인도에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다.이 공주는 새를 무척 사랑하여 세계 각국의 예쁘고 귀여운 새들을 모두 사들여 직접 길렀다.신하들은 새를 좋아하는 공주에게 잘보이려고 아첨하기에 눈이 어두웠다.시장에 나가 예쁜 새를 구해 바치기도 하고, 이웃 나라에서 귀한 새를 구해 바치기도 했다.공주는 예쁘고 귀한 새에 정신이 팔렸다.하지만 대신들까지 정치를 돌보지 않아 백성들의 원성이 대단했다.공주에게는 비어 있는 새장이 하나 있었다.공주는 그 새장에 예쁜 새를 가져다 놓는 사람에게 후한 상을 내리겠다고 하였다.어느 날 한 노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가져왔다면서 공주를 만나기를 청했다.이에 공주가 반가워하며 나가 보니 과연 처음 보는 아름다운 새였다.공주는 매우 기뻐하며 그 노인에게 큰 상을 내렸다.그 후부터 공주는 다른 새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직 그 새만을 사랑하였다.그러나 웬일인지 그 새는 하루가 다르게 보기 흉해져 갔다.모습뿐 아니라 새소리도 점차 듣기 싫어져 갔다. 알고 보니 그 새는 공주에게 아첨하는 대신들을 못마땅하게 여긴 노인이 까마귀에게 화려한 색칠을 하고 목에 은방울을 달아 예쁘게 꾸민 새였다.이 사실을 알게 된 공주는 몹시 분하고 화가 났다.결국 공주는 화를 못이겨 그만 죽고 말았다.그 이후 공주의 무덤가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나더니 노란색의 꽃이 피었다.이 꽃이 바로 개나리꽃이라고 한다.달에서 내린 씨앗...계화꽃아득히 먼 옛날에 어느 추석날 깊은 밤중이었다.백두산 종덕사의 행자승이 한잠을 자고 눈을 뜨니 밖이 대낮처럼 환한데 그 어디선가 주룩주룩 소리가 났다.비가 오는 소리 같았다.달빛이 이토록 환한데 무슨 빗소리일까? 이상한 생각이 들자 행자승은 밖으로 나갔다. 얼굴을 들어 쳐다보니 천지 쪽 하늘에서 진주 같은 작은 씨앗이 빗살마냥 계속 떨어져 내리는 것이었다. 그는 너무도 신기하여 정신없이 쳐다보았다.한참이 지나 비가 멎자 그는 천지 쪽으로 내달았다.그는 그 씨앗을 찾았다.그 씨앗은 통통한 것이 꼭 콩알 같았는데 여러 가지 색채가 황홀했다.그는 한 알을 찾으면 또 한 알을, 두 알을 찾으면 두 알을 줍고... 행자승은 씨앗을 장삼소매 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절로 돌아왔다. 그 이튿날 아침 행자승은 이 일을 주지스님에게 알리면서 이것이 무엇인가를 물었다.주지 스님은 그 씨앗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 말했다. "저 하늘나라 달 가운데는 예로부터 한 그루의 월계수가 있느니라. 리고 그 월계수 밑에는 한 마리 옥토끼가 있는데 옥토끼는 가을 이맘 때가 되면 늘 금도끼와 은또끼로 월계수의 아지(어린 나뭇가지)를 찍어 월동할 집을 수리하곤 한단다. 그런데 어떤 때는 어찌나 나무를 찍어대는지 바로 그런 때면 월계수의 종자가 이렇게 떨어지곤 하느니라.""! 그런 신기한 일도 다 있습니까? 스님 그렇다면 우리가 주운 이 종자를 고이 심어 이 곳 사람들로 하여금 월궁 계수나무를 헌상하도록 함이 어떠하옵니까? 보나마나 월궁에서 키우는 이 월계수의 꽃향기는 아주 대단할 것입니다.""좋도록 하려무나" 스님은 쾌히 동의를 했다. 행자승은 종덕사 안 한 구석 햇빛이 잘드는 곳에 월계수 씨앗을 심었다. 열흘이 지나자 싹이 텄다. 달포가 지나자 싹은 한 치가 자라 작은 나무가 되면서 파초 같은 잎이 나왔다. 월계수는 빨리도 나왔다. 한 달에 한 치씩 자라더니 한 해가 되자 한 자로 자라고 그 다음해 추석이 오니 가지마다 누런색, 흰색, 동황색의 작고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여 향기를 내뿜었다.이로부터 이 꽃을 월계수에서 받은 종자가 번성해 된 것이라 하여 ""라 이름했는데 그 뒤 그 색깔에 따라 금계. 은계, 단계로 나누었던 것이다.계화는 그 관상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밀탕과 술로 빚어 먹고 마시기도 하였다.특히 추석이 오면 이 꽃으로 계화술을 빚어 마심으로써 이 꽃나무처럼 꼭 백년 장수하기를 기원하기도 하였다.<>마음으로 그린 아름다움...국화꽃옛날 조선 함경도 깊고 깊은 산골에 재간둥이 올케와 시누이가 있었다.그들은 일찍 남편을 잃고 홀로 되자 다시 함께 모였는데 자수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손재간이 알마나 좋고 기묘했던지 그들이 자수를 하게 되면 냇물도 더욱 낭랑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듯하고 새들도 단박 지지잴 지지잴 노래하며 속삭이는 것만 같아 온 팔도강산에 그 소문이 짜하게 퍼졌다.그러데 그 때 갓 등극한 임금은 각별히 유람하기를 즐기는지라 그바쁜 정사에도 불구하고 나라 안의 몇몇 명승지를 급급히 돌아보려고 했다.그 중에서도 그는 무엇보다 소문높은 금강산과 백두산 두 명산 중 어느 한 산을 먼저 돌아보아야 하겠는데 도무지 어느 산이 더 볼 만한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 곳 지방관더러 각각 백두산과 금강산 풍경을 있는 그대로 그림을 그려 올리라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을 접한 두 곳 지방관리들은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다 못해 이 일을 함경도 시골에 사는 이 두 여인에 올케와 시누이에게 맡겨, 어서 두 곳으로 가서 경치를 보면서 그림을 색실로 떠 오라고 엄히 분부하였다.명령을 받은 두 여인은 별수없이 두 곳으로 갈라져 떠날 수밖에 없었다.그 때 몸이 좋은 올케는 백두산으로 떠나고 시누이는 금강산으로 떠나기로 약정했다.그들은 남북으로 갈라져 떠났다.북쪽 백두산으로 떠난 올케는 백두산에 이르자 그 장엄하고 호연한 기상을 몇칠이고 돌아본 뒤 그것을 한 땀 한 땀 새하얀 천에다 뜨기 시작했다.그는 옹근 한 달 동안 시간을 들여 삼천삼백삼십삼의 색칠을 가지고 구천구백구십구 번을 바느질 하여 끝내 백두산을 다 떠 넣었다.그리고 그 자수품 네 귀에다 인 년 사계절을 상징하는 계절꽃 네 포기도 덧보태어 떠 넣었다. 이를 본 관리들은 너나없이 너무 기뻐 입을 다물지 못했다.일단 일을 끝마친 올케는 그것을 곱게 포개어 품에 품은 채 아직도 일을 다 못 끝냈을 시누이를 생각하여 금강산으로 달려갔다.이때 시누이도 올케 못지않는 솜씨로 꼭 같은 한 달 동안에 삼천삼백삼십삼 태의 색실을 써서 구천구백구십구 번 바느질로 금강산을 자수에 넣었다.그 때 금강산 관리가 자수품을 들려다보니 네 귀에 계절 꽃이 희한하게 새겨저 있는지라 그것이 참 멋지다고 하면서 그보다 더 멋지게 이 시누이더러 네 귀에 일년 열두 달에 피는 꽃, 열두 포기를 새겨 넣으라고 명령했다.명령을 받은 시누이는 얼른 손을 써서 1월부터 시작하여 2, 3, 4, 5, 6,7, 8, 10,동지, 섣달 모두 척척 떠 넣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9월에 피는 꽃만은 얼른 떠오르지 않아 그려 넣지 못하였다. 과연 그 때까지만 해도 9월에 곱게 피는 꽃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을 본 올게는 노란 색실, 힌 색실, 파란 색실을 가지고 전에 보지 못한 꽃 한송이를 떠 넣. 그런데 그것은 팔도강산에서 여태 보지 못했던 그렇듯 신기하고 그렇듯 훌륭한 꽃이었다."이것은 무슨 꽃인고?" 관리가 묻자 올게는 웃으며 말했다."이것은 내 마음속의 꽃이지요. 말하자면 구월꽃이랍니다.드디어 두 폭 자수품은 임금에게 상주되었다.두 폭 그림-백두산과 금강산을 앞에 놓은 임금님은 모두가 장엄하고 기묘하고 정결한지라 도대체 어디부터 먼저 가 보아야 할지 마음을 정할 수가 없었다.이렇게 단정한 임금이 다시 네 변두리를 보니 금강산 주위에 그린 뭇꽃 중 구월꽃만은 도무지 처음 보는 꽃인지라 이게 웬 꽃이냐고 묻게 되었다. "구월에 피는 구월꽃이라고 하옵니다. 그럼 그 꽃을 가져오라.그 지방관은 즉시 두 여인을 찾아갔다. 두 여인이 생각하니 이것참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이제 잘못하다간 임금님을 속인 죄로 목이 달아날 수도 있었던 것이다.그들은 각각 생각하던 동해기슭 산 언덕에 이르러 키가 작은 쑥대 끝에 색실로 꽃송이를 수놓기 시작했다. 그것이 전번 금강산 그림 귀에 떠 놓았던 꽃이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죽은 꽃이요, 생생히 살아 핀꽃은 아니었다.", 이제 아무레도 큰 봉변을 당하겠구나."이렇게 근심하고 있는 그 때, 두 여인의 뛰어난 자수 솜씨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동해바다 여신이 살그머니 나와 보고 그들이 수놓은 힌색과 노란색의 꽃들이 그렇듯 훌륭한지라 자기의 신통력을 불어넣어 꽃송이마다 이슬을 살랑살랑 뿌려 주었다.그랬더니 과연 꽃들이 생생히 살아나 짙은 향기를 온 누리에 풍겼다.이것을 다시 임금에게 올렸더니 임금은 매우 기뻐했다.이렇게 하여 생겨난 꽃이 바로 오늘날의 "국화꽃" 이었던 것이다.<>

 

개과천선한 방탕아..

.나리꽃까막득한 옛날 옛적 어느 시골에 아름다운 처녀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그들 살림은 그리 넉넉치 못했으나 아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어느 봄날 이 처녀가 산마루에 올라 햇나물을 뜯고 있는데 우연히 말을 타고 그 곳 산길을 지나가던 고을 원님의 아들이 이 처녀의 아름다움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이봐 처녀, 나하고 함께 고을로 가면 어떠냐? 그러기만 하면 무엇이든 소원하는 건 다 있을 테니깐."처녀가 총각을 보니 아주 쪽 빼어난 것이 늠름하기가 더 이를 데 없었.그래서 처녀도 마음이 끌리는지라 이렇게 대답했다."고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어머님이 계십니다. 어머님한테 말 한 마디 드리지 못하고 무작정 따라갈 순 없습니다.""그래? 그것 참 기특하구나. 그렇다면 어서 이 자리로 속히 어머니를 불러오너라."원님의 아들을 너그러운 듯이 이렇게 말했다.처녀의 집으로 뛰어가서 어머니에게 고을 원님 아들의 말을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갑자기 얼굴에 황당한 기색을 나타내며 말했다."애야, 이것 잘못 걸려들었구나!"어머니의 말씀에 처녀는 눈이 데꾼하여 물었다."어머니, 어쨌다고 이러세요?""애야, 말도 마라. 그 원님의 아들로 말하면 이 원 각처에 악명이 자자한 건달놈팽이란다.""어머니, 그건 어떻게 하시는 말씀인가요?""그 놈은 어디 가나 조금이라도 반반하게 생긴 처녀나 유부녀들을 보기만 하면 무작정 집에 끌어다 하루 이틀 노리갯감으로 삼는 녀석이란다."", 그렇군요.""그러니 이거 큰일이 났다. 우리 어서 이 곳을 피해야겠다."어머니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딸을 이끌고 깊은 산 속 절당으로 내달아 갔다. 그 곳 스님은 성주 아들의 횡포에 큰 의분을 느끼고 있던 터라 두말없이 그들 모녀를 숨겨 주었다.이 때 산밑 길에서 처녀를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원님의 아들은 그들 집으로 내달아갔다. 그들 집이 텅텅 비고 모녀가 도망친 것을 알게 된 원님의 아들은 곧바로 심산 속에 있는 절당으로 달려갔다."문 열어라! 문 열어라!"그러나 꽁꽁 닫힌 문이 열릴 리 만무했다. 원님의 아들이 데리고온 나부랭이들은 더욱 언성을 높여 문을 박차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문 열어라 ! 문 열어라 ! 고을 성주 공자님의 명령이시다!"그러나 이 때 절당 안에서 늙은 스님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문을 열 수가 없소! 문을 열 수가 없소. 이는 법왕님의 명령이오!"옥신간신 끝에 원님의 아들은 마침내 이끌고 온 병졸을 시켜 문을 짓부수고 울부짖는 처녀를 강제로 말에 태워 고을로 데리고 가게 되었다. 고을 관문으로 들어서자 몹시 고통스레 울던 처녀는 비로소 울음을 뚝 그쳤다.", 이제야 말을 들으려는가 보다."이렇게 생각한 원님의 아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녀를 말에서 내려 주었다. 그런데 그가 생긋 웃고 말에서 내린 순간 그녀의 모습이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다급해진 원님의 아들이 이리저리 헤집고 찾는데 저만큼 멀리 수풀 속에 나리꽃 하나가 다소곳 고개를 숙이고 피어 있었다.", 그녀가 끝내 방탕한 내가 싫어 우아하고 정결한 나리꽃으로 변해버렸구나!"놀란 성주의 아들은 그 순간 크게 놀라 자기의 잘못을 깊이깊이 깨닫게 되었다.", 내 다시는 마을의 처녀들을 건드리지 않고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아야겠구나! 만일 그렇지 않다가는 무슨 큰 벼락이 내릴지도 모르지."이로부터 그는 아주 정직한 사람으로 변했고 그 나리꽃을 소중히 키우게 되었다고 한다.<>도라지 옛날 도라지라 부르는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이 처녀에게는 어려서부터 양가 부모가 결정해 높은 약혼자가 있었다.어느덧 성년이 되어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데 총각은 공부를 더하고 싶다며 중국으로 떠났다.서로 간에도 사랑하는 사이였기에 총각은 이 도라지 처녀에게 기다려 달라는 말만을 하고 떠났다.하지만 한해 두해가 지나도 총각에게는 소식이 없었다.중국에서 살림을 차렸다는 소문도 있고, 오던 도중 배가 침몰하여 죽었다는 소문 등 소문만 무성했다.처녀는 언제나 바닷가로 나가서 한없이 서쪽만을 쳐다보는 것이 일이었다.세월은 흘러 처녀는 늙어 할머니가 되었지만 바닷가로 나가는 일은 그치지 않았다.그녀는 죽어 꽃이 되었고 그래서 도라지꽃의 꽃말은 '소망', '영원한 사랑'이다.동백이야기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 있는 동백산의 전설이다.옛날 남국의 청년 한 사람이 두메 산골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 마을의 어느 소녀 하나를 알게 되었다.그들은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장래를 약속하기에 이르렀다.하지만 이들에게는 얼마 가지 않아서 슬픈 운명이 닥쳐 왔다.이 청년이 그 고을을 멀리 떠나야 했기 때문이었다.두 사람은 달 밝은 봄날 저녁 가까이 있는 동산에 올라가서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미어지는 이별의 슬픔을 나누었다.소녀는 청년의 옷깃을 잡고 슬픔을 억누르면서 속삭였다."당신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당신의 고향은 남쪽 나라 따뜻한 곳 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다음에 오실 때는 동백나무의 열매를 꼭 갖다 주세요.그 나무의 열매 기름으로 나는 머리를 예쁘게 치장하여 당신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그러자 청년이 소녀의 손을 꼭 잡으며 대답했다."그것은 과히 어려운 일이 아니오.많이 가져다가 당신에게 드리겠소."하고 굳은 약속을 남긴 청년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그는 몇번이나 뒤를 돌아보면서 그곳을 떠나 바다 건너 멀리 남쪽 나라로 떠나 버렸다.날이 가고 달이 가고 가을 바람이 일고 기러기가 날기 시작했다.소녀는 혹시나 청년에게 소식이 있을까 하여 매일 문 앞에서 먼 바다 쪽만 바라볼 뿐이었다.소녀는 한숨과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손을 꼽아 헤아려 보니 떠난지 어느새 만 1년이 지나 있었다.봄날의 달빛은 헤어지던 그 날과 다름없이 비쳐오건만 한 번 떠나간 님은 소식조차 없는 것이었다.소녀는 지나간 날들의 회포를 가슴 속에 보듬고, 그 동산을 헤매면서 돌아오지 않는 청년을 그리워 하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가 죽은 줄도 모르고 청년은 그리움에 부푼 가슴을 안고, 이 산골로 소녀를 찾아왔다.그러나 청년의 부푼 가슴은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다.소녀의 죽음을 알게 된 청년은 미친 듯이 소녀의 무덤 앞으로 달려가 땅을 치고 통곡을 했다.그러나 한번 간 소녀는 대답이 없었다.청년은 인생의 무상함을 절감하면서 소녀를 위해 갖고 온 동백나무 열매를 무덤 주위에 뿌리고 다시 멀리 떠나 버렸다.그 이후 청년에 의해서 뿌려진 동백나무 열매는 싹이 트고 줄기가 나서 마침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산 전체가 동백꽃으로 불타는 듯이 빨갛게 덮였다.죽은 소녀의 넋이 한이 되어 그 한이라도 푸는 듯이 봄이면 동백꽃으로 동산을 붉게 물들이는 것이었다.옛날 어느 마을에 의지할 곳이 없는 도라지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오빠는 10년을 기약으로 중국에 공부를 하러 가게 되자 도라지는 절에 가서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그러나 10년이 지나도 오빠가 돌아오지 않자,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지냈습니다.세월이 흘러 소녀는 할머니가 되었습니다.하루는 높은 산에 올라가 바다를 바라보며 "지금이라도 오빠가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데, 갑자기 등뒤에서 "도라지야!"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깜짝 놀란 도라지는 뒤를 돌아보다가 그만 떨어져서 그 자리에서 숨지고 한 송이 도라지꽃이 되고 말았습니다.척산의 토끼...동백꽃옛날 척산에는 많은 토끼들이 살고 있었다.가는 꽃보다 양식()이 많이 있으니 먹고 사는 데는 걱정이 없었다.전국의 명승지를 찾아 다니면서 구경을 하는 것이 그들의 일과였다. 조선 팔경 중에서도 이름 난 오동도를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그러나 오동도는 바다 가운데 있는 섬이라 쉽게 갈 수가 없었다.이궁리 저궁리 하며 지내던 토끼들을 할 수 없이 오동도와 가장 가까운 척산에 올라가서 섬만 바라보면서 지내게 되었다.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토끼는 물 속에서 막 땅으로 오르는 거북이를 보았다.거북이를 본 순간 토끼는 거북이의 등을 타고 가면 오동도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토끼는 친절하게 거북이의 손을 잡아 뭍에 오르는 일을 도와 주었다.힘겹게 올라온 거북이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물었다."어디 갔다 오는 길이냐?"", 오동도에 여심화를 따러 갔다가 토신(흙을 지키는 신)에게 들켜 다시 돌아오는 길야. 수중(용궁)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이 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처음이야."거북이는 자랑하면서 본 대로 말해 주었다."옛날에 이 섬에는 귀양 온 부부가 땅을 갈고 고기잡이를 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도둑이 들어와 재산을 훔치고 어부의 아내까지 혼내려고 하자, 그 아내는 남편이 다니는 길쪽으로 도망을 치다가 아무래도 잡힐 것 같아 낭떠러지에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끓었다.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 그 아내의 무덤 위에서 동백나무가 자라 눈 속에서도 빨갛게 피기 때문에 동백꽃이라고 부르는 그 여심화가 지금 한창 피어 더 없이 아름답더라."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토끼의 마음을 설레였고 빨리 가 보고 싶었다.토끼는 거북이를 꾀었다."저 섬에 데려다 주면 많은 보물을 줄게."정직하고 착한 거북이는 이 말을 믿고 응낙하였다.거북이는 토끼를 등에 업고 세찬 물결을 헤치며 오동도로 갔다.이 골짝 저 골짝을 오르내리며 보는 경치란 들은 대로 절경이었다.온 섬을 빠진 데 없이 돌아 본 그들은 해가 저물 무렵에야 육지로 돌아왔다.육지로 돌아온 거북이는 거의 기진맥진 힘이 다 빠진 듯 하였다.토끼는 너무 신이 나 기뻐서 어찌할 줄을 모르며 거북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말만 하고 가려고 하였다.거북이는 힘든 중에도 정신을 차리고 말하였다."보물을 달라."그러나 토끼는 보물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놀리기까지 하였다. "육지에 그대로 있는데 보물은 무슨 보물이냐."토끼는 말이 거짓말이었음을 알게 된 거북이는 화가났다.거북이는 토끼을 끌고 다시 오동도로 갔다.그리고는 토끼의 가죽을 홀랑 벗겨 버렸다.가죽이 벗겨진 토끼는 온 살이 쓰려고 아파서 어찌할 줄 모르는 채 낑낑거리고 있었다.이때 섬을 둘러 보던 토신이 이 곳을 지나게 되었다.토신을 본 토끼는 발을 비비며 애원을 하였다."토신님, 토신님! 한번만 살려 주십시오. 살려만 주시면 그 은혜는 죽어도 잊지 않겠습니다."앞 뒤 사정을 들을 토신은 말하였다."약속을 지키지 않아 그렇게 된 것이니 할 수 없다."그러나 토신님은 토끼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음부터는 절대로 남을 속이지 않겠다고 토끼로부터 다짐을 받은 토신은 억새풀밭에 가서 뒹굴도록 하라고 일러 주었다. 토끼는 토신이 시키는 대로 억새풀 밭을 찾아 갔다.겨우 억새풀밭을 찾은 토끼는 토신님이 일러 준 대로 뒹굴었다. 이리 뒹굴 저리뒹굴 마구굴렀다.뒹굴 때마다 쓰리고 아픈 것을 말할 수 없었다.한참 동아 뒹굴고보니 껍질이 벗겨진 몸에 억새풀이 달라 붙어서 토끼는 그 전보다더 고운 옷을 입게 되었다.그리고 토끼는 이 때부터 거짓말은 물론이거니와 참말도 할 수 없는 벙어리가 되어 오늘날까지 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한 남자를 사랑한 자매...등꽃신라 중엽이었다.어느 곳에 얼굴이 곱고 마음씨가 착한 딸 형제를 둔 농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두 딸은 얼굴이 잘 생기고 용감한 화랑 한 사람을 서로 몰래 사모해 왔다.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화랑이 싸움터로 나가게 되었다. 그제서야 두 딸은 한 남자를 함께 사모하였던 것을 알고 서로 놀랐다. 그래서 언니는 동생에게, 동생은 언니에게 양보하겠다고 서로 사양을 했다. 이러던 그녀들에게 하루는 뜻밖의 슬픈 소식이 들려왔다.그 용감한 화랑이 싸움터에서 죽었다는 것이다.그 소식을 들은 자매는 그만 넋을 읽고 말했다. 솟구치는 설움을 달래 보려고 자매는 해질 무렵까지 연못가에서 서로 위로하며 얼싸안고 울었다.울고 울다 지친 그녀들은 그만 꼭 부둥켜 안은 채 연못에 몸을 던져죽고 말았다.그런데 그 뒤 얼마 안 가서 등나무 두 그루가 연못가에 솟이나 마치 한 나무처럼 서로 얼키어 몇 백 년을 두고 그윽한 향기를 전설과 함께 전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등나무의 꽃을 말려서 원양 침 속에서 넣어서 잠을 자면 금실이 좋아지고, 등잎을 삶아 그 물을 마시면 틈이 갔던 부부 사이의 애정이 다시 아문다는 것이다.이러한 일로 인해 이 등나무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백두산 상상봉에만 피게 된 사연...만병초아주 오랜 옛날이었다.만화방창 호시절이라 그 어디를 가든 산야에는 꽃들이 각가지 색으로 곱디곱게 피어 향기와 미모를 한껏 자랑하고 있었다.이런 어느 날, 진달래 아가씨는 높은 산을 힘겹게 거슬러 올라 만병초를 찾아갔다. "여보게 만병초 동생 ! 이제 며칠 뒤 저기 저 산 아래에서 꽃대왕님 뽑기내기를 하는데, 어서 참가할 준비를 하게 !"", 꽃대왕 뽑내기를 한다구요?", 이보다 더 좋고 기분나는 일이 어디에 더 있으랴.그러나 만병초는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으로 아름답다고 여기던 차에 오늘 뭇꽃들과 사람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진달래 큰누나가지 찾아오자 마음 속으로 더욱 우쭐해졌다.그래서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디 보라지 내가 없으면 어떻게 꽃대왕을 뽑아내? 아무렴 어림도 없는 일이지."그는 진달래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감사해요. 내 그 날 꼭 가겠으니 먼저 가세요."날은 빨리도 흘러 모임의 날이 돌아왔다.그 날 만병초는 의례 일찍 서둘러 몸단장을 하고 집회장으로 가야했지만 그는 아침 늦게 일어나 천지가의 동쪽 붉은 아침 노을을 보며 중얼거렸다."바쁠 게 뭐람. 어쨌든 내가 가지 않으면 그래 저 따위 뭇꽃들이 어떻게 모임을 열어? 하긴 나를 내놓고 그래 어느 누가 꽃 중의대왕이 되겠어?"이 때 두견꽃이 재삼 권해서야 만병초는 침대에서 일어났다.그는 마지못해 옷을 주어 입고 천지가에 나가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었다.그리고 느릿느릿 자기의 몸매무새를 천지물에 비쳐 본 다음 득이양양하게 중얼거렸다.", 참으로 아름다운데 !"이 때 백두산 단정학이 날아오더니 독촉을 했다."만병초야 만병초, 어서 빨리 가거라. 모임이 곧 시작된단다!"그러나 만병초는 느릿느릿 걸으며 말했다."괜찮아, 괜찮아! 내가 가지 않으면 그들은 꽃대왕을 뽑지 못하니까!"그런데 그가 천천히 산 아래 모임장소에 이르렀을 때 그는 그만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처럼 많은 고운 꽃들이 진한 향내를 풍기며 모여 있었던 것이다.이에 만병초는 목청이 터져라 외쳐댔다."애들아, 내가왔다. 내가왔어!"그러나 모임은 이미 제일 마지막 일정 말하자면 꽃대왕 선거를 하고 있었다.그 때 많은 꽃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두말없이 우리 꽃대왕 진달래 누님을 뽑읍시다.""좋소! 그는 매우 겸손하고 소박하고 온순하지요.""어디 그뿐이요! 그는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지만 추호도 자만하거나 욕심을 차리지 않으면서 우리의 뭇꽃들과 잘 어울리거든요!"이런 낭랑한 목소리는 만병초의 목소리를 삼켜버려 그 누구도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이가 없었다.이에 화가 치밀고 몹시 후회가 된 만병초는 황급히 백두산 천지가로 뛰어오고 말았다. 그리고 하루 종일 울면서 다시는 산 아래로 내려 가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이 때부터 만병초는 애오라지 백두산 상상봉에서만 피게 되었을 뿐, 뭇꽃들처럼 다른 산야에는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진달래과의 상록 관목. 상록수이면서도 넓은 잎을 가지고 있으며, 고산 지대에서 자란다. 키는 4m 정도 자라며 줄기는 갈색이다. 어린 줄기에는 털이 빽빽이 나 있지만 곧 없어지면서 갈색으로 변한다. 잎은 어긋나지만 가지 끝에서는 57개가 모여 달리기도 하며, 모양은 타원형 또는 하트형이다. 잎의 크기는 길이가 820이고, 나비는 25이다. 잎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이 밋밋하고 뒤로 말리며,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 광택이 나며 뒷면에는 연한 갈색 털이 빽빽이 나 있다. 꽃은 7월에 피고 1020개씩 뭉쳐서 가지 끝에 달리며, 화관(花冠)은 깔때기 모양으로 흰색 또는, 연한 황색이고 안쪽 윗면에 녹색 반점이 있다. 수술은 10개이며 그 길이가 모두 다르고 수술대 밑에는 털이 나 있다. 수술대와 꽃가루는 황백색이고 암술대는 백갈색이다. 열매는 삭과이고 9월에 익는다. 주로 고산 지대의 숲 속에서 자라며, 그늘진 곳 특히 공기 중에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고 추위에 잘 견디지만, 생장 속도가 느리고 공해에 약한 편이다. 모든 병을 낫게 해 준다고 해서 '만병초'라고 이름지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에 의해 마구 잎이 뜯겨지고, 가지가 베어지는 등의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가 이름에 붙어 있지만 풀이 아니고 물론 모든 병을 낫게 해 주는 것도 아니다. 잎은 '만병엽'이라고 하여 신장이 나쁜 경우나 류머티즘에 먹으면 효과가 있으며, 이뇨제와 강장제로도 쓰인다. 또 잎으로 만든 술을 석남주라고 하며, 잎을 말려서 차 대신 마시기도한다. 연한 노란색 꽃이 피는 것을 노랑만병초라고 하는데, 주로 중부 이북에서 자라고, 짙은 붉은색 꽃이 피는 홍만병초는 만병초처럼 잎을 말려서 약으로 쓴다. 만병초는 높고 추운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늘푸른떨기나무로 잎은 고무나무 잎을 닮았고 꽃은 철쭉꽃을 닮았으며 하얗게 핀다.천상초(天上草), 뚝갈나무, 만년초, 풍엽, 석암엽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중국에서는 칠리향(七里香) 또는 향수(香樹)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태백산, 울릉도, 한라산, 지리산, 오대산, 소백산, 설악산 등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곳에서 자란다. 백두산에 노랑색 꽃이 피는 노란만병초의 군락이 있고, 울릉도에는 붉은 꽃이 피는 홍만병초가 있다. 생명력이 몹시 강해서 영하 30~40도의 추위에도 푸른 잎을 떨구지 않는데, 날씨가 건조할 때나 추운 겨울에는 잎이 뒤로 도르르 말려 수분 증발을 막는다. 꽃 모양이 아름다워 화분에 심어 관상용으로 쓰기도 한다. 우리 나라의 지리산·울릉도·강원도 및 북쪽 지방에 주로 자생하고, 본에도 분포한다. *약성및 활용법: 만병초는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것이 흠이지만 이름 그대로 만 병에 효과가 있는 약초로, 한방에서는 별로 쓰지 않지만 민간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쓰고 있다. 고혈압, 저혈압, 당뇨병, 신경통, 관절염, 두통, 생리불순, 불임증, 양기부족, 신장병, 심부전증, 비만증, 무좀, 간경화, 간염, 축농증, 중이염, 백납 등등 ... 잎과 뿌리를 약으로 쓰며, 잎을 쓸 때에는 가을이나 겨울철에 채취한 잎을 차로 달여 마시고 뿌리를 쓸 때에는 술을 담가서 먹는다. 잎으로 술을 담글 수도 있다.<>

 

나를 잊지 말아주오...물망초꽃몹시 가난한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그들은 일년 내내 열심히 일해도 조반석죽 어려운 살림을 면할 수가 없었다.어떻게 하면 남부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그들은 어느해 여름 깊은 산 속으로 산삼을 캐러 떠났다. 그들은 산삼이 있음직한 기암괴석 심산에 이르자 곧 오두막을 치고 삼을 찾아 헤맸다.신 새벽에 나가서는 달 뜨는 저녁 때까지 천산만수를 누비다시피 했지만, 오이닢 하나 보지도 못하였다.이렇게 하기를 장장 보름, 이에 실망한 그들은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안 되겠구려! 타고난 복이 없는 바에야 아무리 아등바등한들 무슨 소용이 있소. 이젠 그만 하산하여 집으로 돌아갑시다."남편의 말에 아내도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요. 안 될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아무리 애써보아야 산삼의 그림자나 보입니까?"그 날 저녁이었다.갑자기 그들 오두막에 뜻하지 않은 웬 백발백수의 노인이 찾아왔다."여보게나, 그래 여태 삼 한 뿌리 못 캤다는 말인가?"", 그러하옵니다."", 그리 흔한 삼을 두고 여태 한 뿌리도 못 캐다니…….""아니, 그래 어디에 삼이 있다는 말씀이오니까?"", 더두 말고 이 오두막에서 저기 저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큰 바위가 있지 않나?"", 있지요.""바로 저 바위 위에 청송 두 그루가 서 있는데 바로 그 사이에 백년 묵은 삼 한뿌리가 있다네."", 그렇습니까?""이제 그것만 캐가지고 나간다면 당대는 걱정 없을 거네."", 참으로 감사합니다.""고마워할 것 없네. 자넬들 정성이 지극하고 마음씨가 곱기로 이렇게 알려 주는 말이네. 이제 날이 밝는 대로 올라가되 절대 혼자 올라가야 할 것이요, 조심을 해야 하네."", 알겠습니다. 노인 어른, 그런데 어른은 뉘신지요?"", 그건 알 것 없네……."", 노인님 참으로 감사합니다."그가 소리치며 깨어나니 그것은 꿈이었다.그래서 곁의 아내를 불러 꿈이야기를 하니 그도 방금 똑같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아무래도 산신령님이 우리를 도와 주시는가 보오."이어 두 내외는 몹시 기뻐하며 어서 날 밝기만을 기다렸다.어느덧 밖이 밝아 오자 그들 내외는 그 바위를 찾아 떠났다.바위 언저리에 이르자 남편은 가파른 벼랑을 오르기 시작했다."어쨌든 산세가 험하니 몸 조심하세요.""걱정마오."남편은 바위를 향해 한 발자국 한 발작국 올라갔다.길은 험하고 바위는 높았다.그가 반나절 안간힘으로 바위 끝에 치달아보니 과연 두 청송 사이에 새빨간 딸이 달린 산삼이 안겨왔다.", 산삼!"남편은 너무나 좋아 잡았던 나무를 놓고 막 힘 주어 그 손으로 산삼의 허리 중등을 잡아챘다. 그리고 또 환성을 올렸다", 무가지보."그러자 뉘 알았으랴! 산삼이 뿌지적 뿌리째 뽑혀 나오면서 아무것도 잡지 않은 남편의 몸은 산삼을 잡아 쥔 채 벼랑 아래로 막 뒹굴어 내려갔다.", 여보!"아내는 바위 저쪽으로 굴러 내리는 남편을 보자 기겁하여 소리쳤다.그러나 무슨 수로 돌덩이마냥 굴러내리는 남편을 구할 수 있으랴! 가냘프고 아찔한 소리만이 계곡에 울러퍼졌다."여보, 나를 잊지 말아주오."남편을 졸지에 잃어버린 아내는 한동안 그 자리에 까무라쳤다가 겨우 정신을 수습하여 집으로 돌아왔다.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뛰며 걸어 겨우 사흘 만에야 남편이 떨어진 그 곳에 이르러 보니 남편은 오간 곳이없고 그 자리에는 백 년묵은 산삼 한 뿌리에 전에 보지 않던 꽃 한 포기가 고즈넉이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이것은 틀림없는 나의 낭군님의 화신이로구나."아내는 그 꽃을 그대로 고이 떠 집으로 가져왔다.그리고 그 꽃이름 물망초’,나를 잊지 말아요 꽃이라 불렀다.그래서 후세에 사람들은 이 꽃을 사랑의 꽃이라고 일컬으며 널리널리 가꾸어가게 되었다고 한다.<>가슴 속에 맺힌 그리움...민들레꽃멀고 먼 옛날이었다. 오궁두리에 오서방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성품이 어질고 강직하고 의리가 있는 사람이었다.오서방 아내의 성은 민가요,이름은 들녀라 불렀는데 선량하고 절개 굳은 착한 여인이었다. 젊은 부부인 오서방과 민들녀는 일이 있으면 서로 의논하고 맘과 힘을 한데 모아 맞들고 벌여 오붓한 살림을 차리고 행복하게 살아갔다.어찌나 화목하고 아기자기하게 참깨 쏟아지듯 극진하게 서로 사랑했든지 마을에서는 천상배필이요, 한쌍의 원앙새라고 했다.바로 오서방과 민들녀가 성혼한 지 두 해가 넘은 어느 날이었다.오궁두리 마을에는 외적이 침략하여 양식과 가축을 빼앗아 가고 늙은이와 아이들은 모조리 잡아 죽이고 처녀들과 젊은 아낙네들을 빼앗아 간다는 어수선한 소문이 떠돌았다. 실소문인지 헛소문인지 몰라 모두들 근심스러워 수근거리는데 또 외적이 삼십 리 밖에까지 쳐들어왔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하여졌다.놀라운 소식에 접한 마을 사람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속시원히 한 번 목숨 걸고 겨루어 보자는 사람들도 있고, 무턱대고 맞선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돌한 일이니 고향을 버리고 깊은 산 속에 들어갔다가 외적이 물러가면 돌아오자는 사람들도 있고, 그저 벌벌 떨기만 하는 사람, 별의별 사람이 다 있었다.평소에 말수가 적던 오서방은 무거운 입을 떼었다."이 땅은 우리 선조들이 일군 땅이고 우리는 이 고장에 태를 묻고 자란 사람들이요. 그래, 우리가 이 고장을 버리고 가기는 어디로 간다는 말이요? 무조건 싸워도 안 되겠지만 앉아서 죽기를 기다려서는 더 더욱 안 되어."모두들 숨을 죽이고 오서방의 말을 들었다.오서방은 마을일을 늙은이들과 아낙네들에게 부탁하고 젊은이들은 의병을 일으켜 열 마을백 마을 사람들과 함께 싸우면 외적을 대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모두들 오서방의 말을 들어보니 마디마디 옳은 말이었다.그리하여 늙은이들과 아낙네들에게 마을 일을 부탁하고 오서방을 의병을 일으키게 되었다.마을 사람들은 마을 앞으로 뻗어나간 큰길에서 의병들을 배웅하였다.모두들 동구 밖까지 배웅나왔을 때 , 청룡도를 비껴들고 활과 전대를 멘 건장한 오성방은 민들녀를 보고 마을 늙은이들과 아낙네들을 잘 위안하고 앞으로 마을일을 잘 돌보라고 타이르면서 이제는 그만 돌아가라고 하였다.민들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생긋 웃으며 장지에서 은가락지를 빼내어 오서방의 새끼손가락에 끼워 주며 속살거렸다."여보세요, 이 은가락지를 볼 때마다 저를 보는 듯이 생각하고 더욱 용감히 싸우세요."오서방은 민들녀를 보고 방긋 웃고 은가락지를 내려다보며 자기도 무엇을 선물하려고 했으니 마땅한 것이 없어 잠깐 망설이다가 전대에서 화살 한 대를 쑥 뽑아 민들녀에게 주며 말했다."내 몸에 선물할 것이라곤 이것 밖에 없소. 나는 이 은가락지를 보며 열 배 백 배 힘을 내겠소. 당신은 이 화살을 볼 때마다 내가 제일 앞에서 용감히 싸우리라고 걸 믿어 주오. 우리는 꼭 외적을 물리치고 돌아올 것이오."의병들은 싸움터로 나갔다.오서방을 두령으로 열 마을 백 마을 묶어 일어선 의병들은 싸움마다에서 승전고를 울렸으나 가증스러운 외적들은 한사코 물러가려 하지 않았다.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민들녀는 밤낮으로 의병들의 옷을 지을 무명을 짰다.졸음이 마구 몰려올 때면 잉앗대 위에 걸어 놓은 화살을 보았다. 화살을 보면 싸움터에서 외적의 목을 베는 남편을 보는 듯 정신이 번쩍 나고 새힘이 솟구쳐 땀방울을 줄줄 떨구며 들고 짱짱 놓고 짱짱 무명을 짜고 짰다.또일 년이 지났다.의병들은 싸움마다 승리하여 싸우터는 멀어졌다.민들녀는 마을 늙은이들과 아낙네들을 이끌고 싸움터로 양식을 날랐다.민들녀의 양식을 이고서도 민들녀는 늘 맨 앞에 서서 나는 듯이 달렸다.모두들 치쳤다 싶으면 민들녀는 화살을 한 번 만져보고는 돌아서 소리쳤다."모두들 힘을 내세요.이 양식 잡숫고 힘을 내 외적을 모조리 쳐부수게 합시다."이러면 모두들 장사힘의 솟구쳐 민들녀를 따라 나는 듯이 달렸다.이렇게 삼 년 석 달을 싸워서 의병들은 끝끝내 외적을 물리치고 대승전하여 개선가 높이 부르며 귀향하게 되었다.오둥구리 마을 사람들이 온통 의병용사들을 배웅하던 마을 앞에 뻗은 큰길로 뛰어나와 농악을 울리고 춤을 추었다.개선하는 용사들을 맞을 때 민들녀는 기쁨의 눈물을 머금고 화살을 받쳐들고 사람들 속에서 춤을 추며 오서방이 어서 보이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끝내 승리한 용사들이 마을 밖에 이르렀다.마을 사람들은 환성을 올리며 마주 달려나갔다.민들녀는 정작 오서방을 만날 시각이 되니 그립고 그립던 그 이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쑥스러운 생각이 들면서 주춤거리다보니 사람들의 뒤에 떨어졌다.그러면서도 오성방을 어서 보려고 발돋움을 해가며 앞으로 달렸다.그런데 웬일인지 오서방은 보이지 않았다.민들녀가 아마 사람들속에 휩싸였겠지 하고 사람들 속을 헤집고 다닐 때 한 젊은 용사가 민들녀를 보더니만 눈물을 비오듯 흘리며 오서방이 쓰던 청룡도를 높이 받쳐들어 올렸다.정말로 청천벽력이었다.민들녀는 그만 손에 쥐었던 화살을 뚝 떨구고 그 자리에 굳어졌다.눈앞이 아찔하여 두 눈을 꼭 감고 이를 악물었다. 귀에서는 윙윙 소리가 났다.마을 사람들 속에서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민들녀는 어렴풋한 가운데에서도 오서방말고도 마을에서 네 젊은이가 성스러운 싸움에 생명을 바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민들녀는 쏟아지는 눈물로 몽룡한 가운데서 땅 위에 떨군 화살을 보자 맨 앞에서 적진으로 돌진하는 오서방이 눈앞에 선명하게 떠올랐다.민들녀의 가슴 속에서는 붉은 피 끓어번지고 새힘이 솟구쳤다. 민들녀는 얼른 땅에 떨어진 화살을 주워 들고 눈에 맺힌 피눈물을 속으로 삼켰다."마을을 지키고 이 따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리고 생명을 바침은 대장부로 태어나서 떳떳한 일이요, 남부러워할 일이온데 내 어찌 눈물로 장하고 장하신 낭군님을 맞으리오."민들녀는 화살 담은 행주치마폭을 벌려 젊은 용사가 머리 위에 받쳐든 오서방이 쓰던 청룡도를 정중히 싸안았다.민들려가 청룡도를 싸안고 일어서자 사람들 속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자취를 감추었다.개선한 용사들과 마을의 젊은이들은 슬기롭고 용감한 오서방을 본받아 이 땅을 길이길이 지키리라 검을 뽑아들고 굳은 맹세를 다졌다.마을의 연장 어른은 이 모든 것을 보고 은발수염 쓰다듬으며 머리를 끄덕이더니 오서방이 쓰던 청룡도를 매만지며 감개무량하여 말하였. "영웅의 성스러운 피와 우리 아낙네들의 충성스러운 마음은 자자손손 수천만의 영웅을 길러낼 거네."이날 저녁 마을 사람들과 개선한 용사들이 민들녀를 위안하고 돌아간 뒤였다.한밤중이 되자 자리에 누워 애절한 가슴을 뜯던 민들녀는 일어나 앉아 머리를 싹 빗고 소복단장하고 상 위에 냉수 한 그릇 정히 떠 웃방에 들여 놓고 소리없이 흐느꼈다.가슴을 치고땅을치며 하늘을 우러러 소리없이 울고 또 울었다.긴 밤을 울고나니 날이 훤히 밝아왔다.민들녀는 이를 악물고 머리를 질끈 동여 매고 김을 매러 나갔다.민들녀가 새벽이슬을 맞으며 긴 사래밭 한 이랑을 다 맸을 때에야 일꾼들이 밭으로 나오기 시자했다.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 민들녀가 있는 데로 모여들었다.민들녀를 둘러싼 마을 사람들은 눈물이 글썽하여 목메어 울먹거리며 마을에서 도와줄 테니 쌀근심 살림살이 근심일랑 하지 말고 집에 들어가 쉬라고 권고하였다.민들녀는 마을 사람들을 돌아보더니 한숨을 쉬며 눈곱으로 솟아나오는 피눈물을 속으로 삼키며 마음을 억누르고 조용히 대답했다."제가 그렇게 하고서야 저승에 간들 무슨 면목으로 남편을 대하겠습니까? 피흘러 지킨 땅을 땀을 흘려 가꾸어가야 하지요"모두들 민들녀의 말에 감동되어 피흘러 지킨 땅을 땀을 흘러 아름답게 꽃피워가리라고 다짐했다.그 후로 마을은 나날이 꽃피어가고 젊은이들은 씩씩하게 자라났다. 민들려는 매일같이 밭에 나가 일하면서도 언제나 남편을 잊지 않았다.병풍에 그린 저 닭이 홰쳐 울면 남편이 돌아올까? 삶은 콩에 싹이 나면 남편이 돌아올까? 돌아오지 못할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민들녀는 언제이고 오서방을 기다리고 기다렸다."그래도 행여나, 행여나 돌아올지 누가 안담."민들녀는 푸름푸름 새날이 밝아올 때면 남모르게 툇마루에 나서서 남편이 떠나던 큰길쪽을 바라보았다.그러나 툇마루라 낮아서 멀리 바라볼 수 없었다.민들녀는 용마루에 올라서서 멀리 바라보았다.얼마간 지나자 용마루도 낮은 것 같았다.민들녀는 사닥다리를 놓고 연통 위에 올라서서 멀리멀리 바라보았다.어느덧 세월이 흘러 민들녀는 세상을 떴다.그런데 민들녀가 세상을 뜬 이듬해 봄이었다.오궁두리 마을 오서방네 집주위와 길가에는 세상에서 아직 본적 없는 순결하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찬찬히 웃는 듯 떠는 듯 한 노란 꽃송이가 달린 아름다운 꽃이었다. 늙은이들은 이 꽃을 보고 틀림없이 민들녀의 아름다운 영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고들 말하였다.잎사귀가 가새친 것처럼 생긴 것은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 아프던 민들녀의 마음을 말하는 것이요, 꽃대가 연통같이 생긴 것은 민들녀가 늘 사닥다리를 놓고 연통 위에 올라서서 돌아오지 못할 남편은 기다리던 그 정경 그대로를 보여 주는 것으로 그 꽃나무에 핀 노란 꽃송이를 바로 꽃처럼 아름다운 민들녀의 영혼이라는 것이다.이리하여 이 꽃에 민들녀의 이름을 달아 민들레꽃이라고 불렀는데 우리말의 발음습관에 따라 후에 민들레꽃으로불려졌다.그 후에 민들레꽃은 이 세상 방방곡곡에 널리 퍼지며 더욱 아름답게 피어났다고 한다.전하는 말에 의하면 민들레꽃의 작은 연통 같은 꽃대를 꺾어 들고, ‘범벅궁,가새궁,갤구!’하면 그 꽃대가 고양이 발톱처럼 싹 꼬부라드는데 그것은 민들녀가 생전에 너무도 속을태우고 태워 가슴 속에 맺힌 것이 지금도 풀리지 않아 고양이 발톱처럼 꼬부라든다고한다.

 

(허옥금의 구슬) <>죽음으로 보여 준 결백...봉선화옛날 한 마을에 봉선이와 일남이라고 부르는 두 처녀총각이 있었다. 인물이 절색인 봉선이는 마음씨 아름답고 손끝이 여물어 못 하는 일이 없었으며 부모공양 잘 하여 인근 마을에 소문이 자자하였다.함장사로 불리우는 일남이는 무던하여 남의 일을 제일처럼 돌봐주어 역시 소문이 자자하였다. 봉선이와 일남이는 벌거숭이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 철이 들면서 사이가 더욱 절친하여 단 하루라도 보지못해도 허전해 하곤 하였다.봉선이가 바구니를 들고 나물캐러 떠나면 일남이는 슬그머니 지게를 지고 뒤따랐다.그렇지만 마을 사람들은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었다.유독 윗마을 허지주 둘째 아들 성만이란 작자만이 봉선이를 눈독들여 은근히 질투하였다. 이 기미를 일아차린 봉선이 어머니는 화가 미칠까봐 오는 가을에 예를 이루기로 약정하였다.그런데 생벼락이 떨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봉선이가 일남의 손에 들어갈까봐 걱정한 성만이는 관청을 등에 업고 일남이를 3년간 수자리로 보내게하였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일남이를 기둥처럼 믿고 살아온 봉선이 어머니는 일남이가 떠나기 전에 간단한 예라도 이루고 시름을 놓자고 하였다.일남은 고아로 자라 머슴살이 품팔이로 살아가는 형편에 잔치라는 명색만 내고 3일간의 신혼부부생활을 하다 갈라지게 되었다.남편을 배웅하는 봉선이는 눈물을 흘리며 기다리겠노라고 맹세하고 아내를 두고 가는 일남이는 자가기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였다.일남이가 떠나간 날부터 봉선이는 밤마다 뜰에 나가 일남이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고 또 빌었다.달뜨는 밤이면 달을 마주 바라보며 노래까지 불렀다."달아 달아 밝은 달아 내 얼굴을 찍어다가 우리 낭군 보여 주고 낭군얼굴 비쳐다가 나를 보게 하려무나."그런데 봉선이는 무시로 성만의 성가심을 받아야만 했다.성만이는 봉선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샘물터에 물기러 나가면 뒤따라와 물을 떠달라고 하여 소처럼 들이키며 봉선이 주는 물이 별맛이라는 둥 하며 치근덕거렸다.나물캐러 갔다. 진달래를 꺾어가지고 돌려 억지다짐으로 받으면 가슴에 달고 봉선이가 주었다고 말을 퍼뜨렸다. 때론 금전으로 인심을 사보려고도 하고 때로는 으름장도 놓아보았다.그러나 한 번 먹은 마음 변함없는 봉선이를 어찌할 수 없었다.세월은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자기 야욕을 채우지 못한 성만이는 한 꾀를 썼다.하루는 읍에 한 관리가 와서 일남이가 전사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성만이 수작이란 걸 모르는 봉선 모녀는 그 소식이 청천벽락과도 같았다. 딸마저 생과부가 되고보니 모지 심리타격을 받은 어머니는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뜨고 봉선이만 남게 되었다.봉선이는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관가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을 안 믿을 수없었으나 석 삼년이 될 때까지 기다려보리라는 마음이었다.그러나 자기 계책이 실현되었다고 본 성만이는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마을돌이하는 체하고 밤에도 찾아와서 응대도 안 하는 말을 걸곤 하였다.기실 성만이는 기회를 노려 가지 야욕을 달성하려 들었으나 철석같이 굳은 봉선이 마음을 흔들어낼 재간이 없는데다가 봉선이를 가긍히 여기는 이웃 사람들의 보살핌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성만이는 다른 한 술책을 꾸몄다.몇몇 부랑자들에게 술을 먹여 놓고 자기와 봉선이는 앞으로 결혼하게 된다는 말까지 퍼뜨리게 하였다. 봉선의 행실로 보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평생 생과부로 지내도 억울하여 성만이가 찾아오자 다시는 발길을 들여놓지 말라고 하였다.그렇수록 봉선이는 이렇게 생각했다.피지 않은 꽃에 나비 안 오고 꿀 한 든 꽃에 벌 안 들거들 결백한 봉선 앞에 성만이도 물러 갈 것이다. 세월을 흘러 어느덧 3년이 지났다.어느 하루 죽었다면 일남이가 수자리를 끝맺고 마을에 나타났다.그립던 아내와의 기쁜 상봉을 생각하며 마을에 들어선 일남이는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오매불망 그리던 아내, 자기 올 때까지 기다리겠노라고 하던 아내가 성만이와 좋아한다니 무슨 말인가? 집에 이른 일남은 반겨 맞는 아내를 냉대 하였다. 이것이 목마르게 기다리던 남편이었단 말인가.봉선이는 정황을 설명을 해 보았으나 일남이는 들어 주지 않았다.일남이 마저 들어 주지 않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하겠는가?자결하기로 마음먹은 봉선이는 어두운 들판으로 나가 뛰는 가슴에 칼을 박았다. 선지피가 흰옷에 붉게 물들었다. 이튿날 봉선이가 자결했다는 소식을 접한 일남이는 죽은 아내의 시체를 끌어안고 울고 또 울었다.경솔한 행동을 자꾸 후회한들 무슨소용이 있겠는가.일남이는 시체를 매장하고 묘 옆에서 사흘밤을 보냈다.새벽녘이었다.묘가 쫙 갈라지며 봉선이가 솟아나왔다.'꿈이냐 생시냐'하고 정신을 벌떡 차려보니 꿈이었다.너무도 아쉬운 일남이는 코를 어루만지고 또 만졌다. 그런데 묘꼭대기에 한 포기 꽃이 피어 있었다.이상하게여긴 일남이는 그 꽃을 떠서 집 울타리안에 심었다.꽃은 자라 다닥다닥 피었다.그 꽃을 뜯어 손에 쥐고 만졌더니 손톱이 빨갛게 물들었다.가을이 되니 씨가 여무는 족족 톡톡 튀어나왔다.이것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일남이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손톱에 드는 빨간 물은 봉선이의 결백한 피를 말하고 씨가 튕기는 건 봉선의 결백한 속을 들여 보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그 때부터 사람들은 봉선을 기념하여 이 꽃을 봉선화라 하고 집집마다 마을마다 심어 백화를 아름답게 하였다 한다. <>충선왕과 봉숭아...봉숭아통일과 무인과 명승과 자기. 이렇게 충실하던 고려조의 황금시대도 충렬왕조에 이르러서는 원나라에 굴복하여 태자의 인질·공녀같은 도대체가 수치스런 세태로 변하였습니다.그리하여 고려왕은 원나라의 공주와 결혼하여야 하며 혹 배반할지도 모르니까 고려의 황태자는 원나라에서 데려가 감시하고 나라의 법은 원나라 사람들의 마음대로 고쳐지며 통역관들이 득세하고 그래서 누구나가 원나라 말을 배우려고 하고 아첨이 능난하여야 출세하는……이런 어지러운 세상이 된 것입니다. 때문에 36대 충선왕은 원나라의 공주보다 고려의 조비를 더 사랑하였다는 이유로 왕위를 억지로 내놓게 하고 그대로 다시 원나라 서울로 불려가고 말았던 때였습니다.충선왕은 태자시대에 인질로서 원나라 대륙에서 자라났던 까닭으로 식견이 높고 과단성이 있어서 누가 뭐래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뜻대로 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억지로 결혼한 원나라 공주보다 고려 공주를 더 사랑한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 않다가 결국 다시 붙들려 가게 된 것입니다. 그는 언제 돌아올 줄 모르는 자기의 운명에 대하여 낙심한 끝에 매일 매일 타락한 생활을 하였습니다.그러던 어늘 날 밤에 꿈을 꾸셨습니다.그 꿈은 굉장히 넓은 정원에서 자기를 위해 베풀었다는 큰 연회의 꿈이었습니다.많은 궁녀들이 나란히 앉아 가야금을 뜯는데 너무도 그 소리가 요란하여서 대체 무슨 곡조인지 분별하지를 못하였습니다만 그 속에 한 궁녀의 손은 줄을 뜯을 때마다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꿈에도 왕은 이렇게 지성껏 연주하는 궁녀의 뜻이 고마워 가까이 다가가 그 가야금에 귀를 기우렸습니다.그랬더니 그 가락은 왕께서 가장 사랑하던 고국의 옛 가락이었습니다.왕은 갑자기 잊어버렸던 원한이 사무쳤습니다.이렇게 허송 세월할 것이 아니다. 고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꿈에도 결심하게 되자 그만 꿈에서 깨어났습니다.그러나 이튿날 왕은 어젯밤 꿈을 다 잊고 궁정을 거닐고 있노라니까 눈 감은 한 소녀가 사람에게 부축을 받으며 이리로 오고 있었습니다.헌데 그 열 손 끝은 모두 헝겊으로 동여매고 있었으므로 간밤꿈이 문득 생각나 왕은 부축한 사람에게 웬일이냐고 물었습니다.그랬더니 대답이 고려에서 온 공진녀인데 얼마 전부터 병으로 눈도 감아버리고 그저 집으로만 보내달라고 하는 불쌍한 가야금수라고 하였습니다. 왕은 고국의 소식이 알고 싶어 그 날 밤 눈먼 소녀를 몰래 찾아가 꿈에 듣던 고려 조가락을 청하였습니다.그랬더니 소녀는 당장에 눈을 뜨며 대왕님 어떻게 이곳으로……하며 꿇어 엎드리는 것이었습니다.바로 왕이 청한 가락은 옛 충선왕만이 좋아하신 가야금 가락이었기 때문에 금방 알아차린 것입니다.그리고 소녀의 말은 자기 아버지는 총선왕파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고 자기는 공진녀로 붙들려 이 곳으로 왔다는 이야기였습니다.그러나 고국에 남은 홀어머니가 보고파 이렇게 눈 감으면 돌려보내줄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매일 울면서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왕은 이 소녀의 말에 크게 감동하여 정말 고국으로 다시 돌아갈뜻을 품으시고 원나라의 무중이 왕위에 오를 수 있게끔 크게 힘을 쓴 결과 결국 성공하여 그 공으로 고려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그리하여 간신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다시 왕위에 오르시게 되었습니다.그 후 왕께서는 원나라 서울에 신하를 보내어 그 소녀를 찾았으나 그 때는 이미 그는 죽은 후였습니다.왕은 언제나 자기를 다시 분기시켜 준 그 소녀를 기념하기 위하여 궁궐 뜰 안에는 늘 많은 봉숭아를 심었습니다. <>지극한 정성은 죽은이도 살려내고...불로초(불사초)멀고 먼 옛날, 백두산 아래어느 편박한산골에 자그마한 동네하나가 있었다 이 고장 사람들은 뻐국새 우는 따뜻한 봄철에는 땅을 갈지 갖가지 씨앗을 뿌리고 범나비 춤추는 무더운 여름철에는 비지담을 흘리면서 김을 매고 기러기 무리가 강남으로 날아가는 가을 철에는 부엌에 장작개비를 지펴 놓고 감자를 구워 먹으면서 살았다.그 중 제일 가난하게 사는 집은 어린 두 오누이를 데리고 농사일을 하는 궁씨 성을 가진 홀아비네 집이었다. 그 홀아비는 일찍 아내를 잃고 두 오누이에게 희망을 기탁하고 근근득식을로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형편이었다.아들의 이름은 영수라고 불렀고 딸의 이름은 옥희라고 불렀다.마음씨 온순한 두 오누이는 아버지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여 동네에 소문이 짜하였다.동네 사람들은 궁씨 집이 화목하고 단란하게 사는 것을 아주 부러워했다. 그러나 공교롭게 홀아비가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기 시작 하였는데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였다.아버지만 믿고 사는 두 오누이인지라 온갖 지성을 다하여 아버지의 병시중을 들었으나 병세는 점점 더하여만 갔다.그런데 깊은 산중이라 의원도 없어서 약 한 첩 쓸 수 없었다.두 오누이는 다만 수척해지는 아버지의 얼굴만 들여다보고 안타깝게 손톱눈만 뜯었다. 그들은 동네 어른들을 모셔다가 맥을 짚어 보이고 약방문을 물어보기도 했으나 헛수고였다.동네 사람들은 안타까워 자기의 가슴을 뜯는 두 오누이의 가련한 처지를 측은히 여길 뿐이었다.그런데 어느 날 늙은 동냥중이 이 동네에 들렀다가 마을 사람들로부터 궁씨 홀아비가 중병에 걸려 몹시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히 궁씨 집을 찾아갔다.그 중은 맥을 짚어 보더니 장백산의 불사초약을 달여 먹으면 나을 것이란 말을 남기고 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불사초!"두 어린 오누이는 아주 기뻐하며 그 날부터 불사초를 캐러 장백산으로 들어갔으나 도무지 그 약초가 눈에 띄지 않았다.동네 할아버지들의 말에 의하면 불사초는 일정의 희소한 불사약인데 이상하게도 천 년 묵은 소나무 밑에서 자라난다고 하였다.불사초가 보통풀이 아니라 만병통치 명약이란 말을 들은 두 오누이는 날마다 여기저기 바위들을 찾아다니면서 술한 고생을 겪었다.어느 날 기진맥진한 그들이 한 절당에 들어가 잠깐 쉬다가 그만 거기서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그런데 풍채가 좋은 늙은 중이 그들의 옆으로 걸어왔다."너희들은 무엇을 하는 얘들이냐?""할아버지, 우린 불사초 캐러 왔습니다.""불사초는 무엇에 쓰려고?""지금 우리 아버지께서 병석에 누워계십니다.""참 착한 애들이로군!"늙은 중은 혼자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리며 무엇인가 새삼스럽게 생각하는 듯했다.그리고 나서 오누이를 번갈아 쳐다보았다."참 기특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지만 불사초는 대단히 구하기 어려우니라."두 오누이는 눈물이 글썽하여 애원하였다."할아버지,어떻게 하면 그 불사초를 구할 수 있을까요? 구하지못하면 우리 아버지는 영영 돌아가시고 마는데요."늙은 중은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했다."얘들아, 수태사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면 그 부처님께서 불사초가 너희들 눈에 띄게 하실 거다. 그들은 너무도 고마워서 늙은 중에게 절을 올렸다."할아버지, 불공은 어떻게 드립니까?""깨끗한 기장쌀로 밥을 지어 놓고 부처님께 정성스레 기도를 드려라."이런 말을 남겨 놓고 늙은 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영수와 옥희가 잠에서 깨어나보니 그것은 달콤한 꿈이었다.그들은 지금까지 산중에서 기장쌀이라곤 구경조차 못하였다."깨끗한 기장쌀을 어디 가서 구해온단 말인가?"그들은 서로 부등켜 안고울었다.한참 울다가 영수는 옥희를 달랬다."부처님은 마음이 너그러워 기장밥이 아니라도 꼭 잡수식고 우리의 절박한 소원을 들어 주실 거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 감자밥이라도 지어가지고 정성스레 빌어보자꾸나."그들은 집에 돌아가 감자밥을 지어 깨끗한 사발에 담아가지고 다시 절당에 올라가 나란히 절을 하면서 부처님께 빌었다."부처님! 제발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여 주옵소서."그들은 절을 하고는 빌고 또 빌고는 절을 하였다.이 때 해가 서산을 넘어가고 저녁노을이 장백산을 붉게 물들였다.수태사에서는 은은히 종소리가 올려왔다.영수가 한참이나 빌다가 천지폭포가 떨어지는 곳의 동쪽켠 바위를 문득 쳐다보았다.그 바위 위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었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들이 마치 영수에게 손짓하는 것 같았다."혹시, 저 소나무 밑에 불사초가 있을런지도 몰라."이렇게 생각한 영수는 위험도 마다하고 나무뿌리를 잡고 간신히 그 바위에 기어올랐다.옥희도 오빠의 뒤를 따라 올라왔다. 바위 위에는 천 년 묵은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는데 그 밑에는 사람 하나 앉을 만한 자리가 있었다.옥희는 이곳 저곳 살펴보았다. 천년 묵은 소나무 밑에는 풀이 한 포기 푸르싱싱하게 잘고 있었는데 그 풀엔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는 한 송이 새빨간 꽃이 피어있었다.", 불사초!"옥희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꽥 소리쳤다."불사초? 어디 있니?"영수는 옥희의 어깨 너머로 눈을 팔았다.아쉽게도 불사초는 그들의 손이 닿지 못할 바위 비탈에 착 붙어 자라고 있었다."아이구, 저렇게 붙어 있는 걸 어떻게 캘까?" 하고 영수가 근심하였다."오빠, 내가 내려가겠어요.""내가 어떻게? 내가 캘게.""아니, 내가 캘래."나중에 영수가 내려가기로 하였다."오빠, 조심스레 내려가야 해요."옥희는 간이 콩알만해져 오빠가 바위를 기어내려 가는 것을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영수는 가까스로 불사초 있는 데까지 다가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불사초를 캐서 옥희에게 던졌다.옥희는 너무도 기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런데 '' 하는 소리와 함께 오빠가 바위에서 굴러 떨어졌다."어머나!"영수가 떨어지는 것을 본 옥희도 정신없이 오빠를 붙잡으려다가 그만 자기도 떨어지고 말았다.아버지는 불사초를 구하러 간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자 밤새 뜬눈으로 지세웠다.그 이튼날동네 사람들은 영수와 옥희를 찾아 장백산에 올랐다.그들은 한 바위 밑에서 나한히 누워 있는 두 오누이의 시체를 발견하였다.선혈은 바위 밑 풀섶을 붉게 붉게 물들였다. 이 비참한 광경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어 동네 사람들은 저마다 친자식들을 잃은 듯 해통해 하였다.그 때였다. 운신도 못하던 궁씨 홀아비가 미친 사람처럼 저고리 고름도 매지 않고 그 곳으로 달려갔다."저 사람이 웬일인가? 앓는 사람이!""영수 아버지가 아닌가?"동네 사람들은 궁씨 홀아비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궁씨 홀아비는 뛰어오자마자 시체를 부두켜안고 통곡하였다."영수야, 옥희야! 이게 웬일이냐!"아버지의 뜨거운 눈물이 영수의 얼굴에 방울방울 떨어졌다.그 때 였다. 영수의 얼굴과 입술에 정기가 돌더니 크게 한 번 한숨쉬면서 눈을 뜨는 것이었다.영수는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자 떠듬거렸다."...아버지, ...옥희는요?""여기 있다."그러면서 궁씨 홀아비는 제꺽 옥희를 끌어안았다.옥희는 붉은 꽃이 달린 약초 한 초기를 손에 꼭 틀어쥐고 있었다."아버지, 그게 바로 불사초예여. 빨리 그 잎을 뜯어 물을 짜서 옥희에게 먹이세요."궁씨 홀아비는 얼른 넓적한 불사초 잎을 뜯어 즙을 짜서 옥희에게 먹였다.그러자 옥희는 입에 거품을 물더니 한숨을 '' 내쉬면서 눈을 뜨고 아버지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궁씨 세 식구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돌아온 두 오누이는 불사초를 달여 아버지에게 대접했더니 그렇게도 중한 병이 뚝 떨어져 완쾌한 몸이 되었다.그 후 두 오누이는 아버지를 모시고 보다 더 해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부끄러운 꽃이 된 시어미니...붓꽃

옛날 어느 한 고을에 큰 부자 마누라가 있었다.생김생김이 꼭 고양이 같고 욕심이 돼지처럼 많은 데다가 여우혼을 타고 났는지 인색하고 요사하기가 그지없었다.그에게는 아들이 무려 여덟이나 있었는데 늘 밥을 적게 먹고 일은 억대우처럼 잘 하는 며느리 여덟만 삼으면 이 세상에서는 부러울 것이 없다고 밥먹 듯 중얼거렸다.과연 운이 텄던지 한 해 건너 일곱 며느리를 삼았다.그런데 고추장 맛보기라고 인색하고 욕심 많은 갑부 마누라는 삼 연도 되나마나 해서 삼은 며느리를 모두 밥만 처먹고 조상을 섬길 줄 모른다고 눈살을 찌푸라며 일곱 며느리를 다 내쫓고 말았다. 제 흠을 모르는 갑부 마누라는 이젠 자기도 60고개를 넘기다 보니 집안 일에 싫증이 났던지 방을 내붙이고 며느리감을 수소문했으나 이 집으로 시집오려는 색시는 단 하나도 없었다.그것은 신랑감이 못나서도 아니고 재물이 작어서도 아니요,시에미 갑부 마누라가 일곱 며느리를 벼락같이 쫓아냈다는 말만 들어도 모두가 몸서리를 쳤던 때문이다.그런데 생각밖에도 웃마을 최첨지의 무남독녀 외딸애가 자청하여 그 집으로 시집을 가겠다고 하였다.때는 바로 추석 전 날이었다.아버지 최첨지는 이 갑부 마누라의 속내을 잘 아는지라 딸을 말렸다. "얘야, 네가 그 집 재물에 환장한 게로구나. 밥 잘 먹고 손재주가 굼뜬 너는 단 사흘도 못 가서 쫓겨 나느니라.""시집살이란 자기 할 탓에 달렸지요. 며느리 버릇은 시어머니가 떼고 시어머니 버릇은 며느리가 뗀다고 한 달만 배고픈 고생을 하면 될 뜻합니다. 내 소견은 비록 좁지만 일곱 며느리를 쫓아낸 그버릇을 뚝 떼고야 말겠습니다."딸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을 말했다.최첨지는 할 수 없이 딸의 의견을 좇는 수밖에 없었다.최첨지의 딸은 시집갈 때 햅쌀 서 되에 햇간장 세 병, 녹두 서 되, 새향초 세 개를 넣은 자그마한 농짝 한 개를 가지고 떠났다.그리고 시집간 그 날부터 밥을 먹지 않고 누룽지만 까득까득 먹었다. 갑부 며느리는 일곱 며느리를 삼더니 줄어든 건 재물이요, 일곱며느리를 내쫓다보니 얻은 것은 홧병이었다.그런데 새로 맞아들인 여덟 번째 며느리가 밥을 전혀 먹지 않고 누룽지로만 때를 떼우는 걸 보니 참으로 괜찮을 것 같았다.이렇게 그가 시집간 한 달 만에 갑부 영감의 돌제가가 돌아오게 되었다."어머님, 아버님 제사에 어는 쌀로 진지를 해 올릴까요?"여덟 번째 며느리의 물음에 시어머니는 볼멘 목소리를 대답을 했다."집의 뒤주마다에 묵은쌀이 잔뜩 나자빠졌지 않느냐?""그럼 녹두길금은요?""시애비 베던 베갯속을 털어라.""그럼 간장은요?""그 저 뒤의 헛간에 지난 해 먹다 남은 것만 해도 반항아리가 넘느니!""향불은 피워 올려야지요?"새며느리가 이것 저것 묻는 말에 갑부의 마누라는 더럭 역정이 나서 이거 원, 며느리로 생겨 제 할 일을 스스로 못하니 또 며느리질을 잘 하긴 열 번도 틀렸구나!’ 하고 혼자 넋두리를 하더니 툭 쏘아붙었다."향초는 지난 해 태우다 남은 것이 농 안에 잔뜩 있지 않느냐?"바로 이 때라듯 새며느리는 정색하며 큰소리로 외쳐 말했다. "이 집이 겉보기로 기와집이 으리으리하기에 대단한 양반댁인 중 알았더니 에제 알고 상놈댁이로구나!"그 말을 들은 시어머니는 펄펄 뛰었다."뭐뭐, 상놈댁이라고? 그게 무슨 놈의 말버르장머리냐?""그래 들어보세요. 지난 해 세상 뜬 시아버지 넋도 모두 묵은 것으로 섬기려 하니 뒤주의 쌀이 썩어나고 산 사람의 홧병을 얻을 수밖에 더 있습니까?"새며느리는 이렇게 말해 놓고 자기가 시집올 때 가지고 온 새 농문짝을 활짝 열어젖뜨렸다."?"그것을 본 인색하고 요사한 갑부 마누라는 엄청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실로 가지가지 새 쌀이 가득가득 들어 있었던 때문이다."오늘 저녁 새겻들을 가지고 조상제를 지내고는 뒤주의 저 묵은 쌀들은 빨리 마을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쌀독의 쌀이 썩지 않고 어머님의 홧병도 뚝 떨어질 것입니다!"시어머니는 다시 한 번 놀랐다.아무리 생각해도 우악한 자기로서도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그는 눈만 껌벅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차차 온 얼굴이 부끄러움과 노여움으로 가득찼다.그는 집을 뛰쳐 나갔다.며느리와 함께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나가다 보니 들판에까지 뛰어 나갔다.나중에는 진창물에 빠져더 오가지도 못하게 되었다.그러다 그만 굳어져 꽃으로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푸르덩덩한 물개란에 피는 붓꽃이라고 전한다. <>춤추는 꽃...수련옛날 퍽이나 연을 사랑하는 선비가 있었다.이 선비의 하는일은 앞 연못에 핀 수련을 바라보면서 시를 읊거나 현금을 뜯는 것이었다.어느 날 낮 꿈에 흰 수련꽃 속에서 그림 같은 소년이 고개를 내밀고 좀 떨어져 있는 붉은 꽃에다 대고 손짓 눈짓을 하고는 숨어 버렸다. 다음 날 꿈에는 붉은 꽃 속에서 역시 그림같은 소녀가 얼굴을 내밀고 방긋이 웃으면서 전날의 흰 꽃에다 대고 손짓을 하고는 숨어 버렸다. 이상한 꿈이었다.선비가 잠을 깨어 보니 수면에는 잠자리만 한가로이 날고 있을 뿐이다.다음 날도 선비는 애써 꿈을 꾸었다. 두 소년 소녀가 나타나서 서로 손을 잡고 물 위를 미끌어지듯 춤을 추었다.선비는 그 춤이 하도 아름다워서 혐금을 뜯었다.소년 소녀도 더욱 흥겹게 춤을 추고, 선비는 정신없이 현금을 뜯기만 했다.그런데 이렇게 매일 꿈을 꾸다가 깨어보면 흰 꽃과 붉은꽃은 그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었다.선비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두 꽃 사이를 전대로 떼어 놓고 흰 꽃잎을 하나 따 버렸다. 다음날 꿈에 소년은 팔소매 없는 옷을 입고 못내 부끄러워 하면서 소녀의 시선을 피했다.며칠 뒤에 꽃은 져버리고 말았다. 선비는 슬퍼하면서 몹시 후회를 했다. 그러나 이렇게 중얼거렸다."두 꽃이 합쳐버리면 아무리 현금을 뜯어도 다시는 춤을 추지 않았을 거야."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양귀비꽃옛날 두메 산골 어느 한 마을에 이상하리 만치 남녀노소 할 것없이 서로 몹시 아끼고 사랑하는 한 가정이 었었다.험하고 힘든 일앤 남먼저 다투어 나서고 가볍고 손쉬운 일과 색다른 음식에는 서로 떠밀고 양보하여 그 극진함이 더 이를 데 없었다. 이 소문을 들은 지하염라국의 염라대왕은 어느 날 인간세상 그 집의 허실을 알아보리라 작심하고 죽음의 사자에게 호출장을 써 주면서 그 집 식구 하나를 잡아오라고 명을 내렸다.죽음의 사자는 즉시 그 집 호주를 찾아 호출장을 내놓았다.호출장에는서로간에 상의한 후 즉시 한 사람을 보내어 뒷산 촉촉바위 아래 연당물에 몸을 던져 염라지국에 대령입적 할지어다.’라고 쓰여 있었다.우리집 식구 중의 한 사람이라 했으니 더 말할 것 없이 내가 가야지!’이렇게 생각한 영감님은 마음을 정한 후 작별차로 먼저 마누라를 찾아갔다.그러자 듣고 있던 마누라는 펄쩍 뛰었다. "여보 영감, 물론 영감님의 말씀대로 좇는다면 으레 춘추가 높으신 영감부터 저승으로 가셔야 하겠지만 가세로 보아 영감님은 가문의 호주요, 지존이신데 어찌 경솔하게 이 세상을 저버리려 하십니까요. 그러니 이번 걸음에는 내가 나섬이 천만 번 지당할 것 같습니다."그러자 영감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여보 부인. 그런 게 아니요. 나는 이미 환갑이 넘도록 살며 남자 대장부라 안팎없이 갖은 존대와 공대를 다 받으면 한 세상 재미를 마음껏 누린 거나 다름없으나 부인은 여자의 몸으로 위로는 시부모를 공경하고 남편을 섬기노라 또 아래로는 오롱조롱 자식을 낳아 가르노라 온갖 풍상고초를 다 겪었은 즉 그 고생을 어찌 한 입으로 다 이르겠소.그리니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나마 자손들을 거느리고 무사히 잘 지내시오.""아니예요 영감, 난 이젠 며느리에 손자까지 다 보았으니 이 세상을 등진다 한들 무슨 소원이 더 있겠수. 하물며 우리 가문에 내가 없어도 무방하거늘 더 말씀을 마세요."하며 마누라는 호출장을 와락 빼앗았다.호출장을 빼앗은 마누라는 그 걸음에 신을 신고자 마루로 나갔다.이 때 이 일을 알고 좇아나온 며느리는 시어머니 손에서 호출장을 살짝 빼앗았다."어머님, 어머님! 어머님이 먼저 저승으로 가시다니 웬말씀이세요. 한평생을 고생 속에 보내신 어머님은 아직 못 가십니다."말을 마친 며느리는 얼른 옷매무새를 고쳐하고 쌕쌕 단잠에 든 어린것의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어 준 후 밖으로 나갔다.밖에서 일하던 남편은 뜻하지 않은 아내의 곡소리에 놀라 뛰어들어왔다.그는 사연을 알고 부인의 뒤를 따라갔다."여보, 예로부터 부부일신 종신이라 했는데 당신이 가다니 웬말이요? 하지만 이미 염라대왕의 사자가 잡으러 온 이상 당신이 가면 어떻고 내가 가면 어떻소? 그러니 차라리 내가 가겠소!"하지만 아내는 좀처럼 자신의 뜻을 굽히려 들지 않았다."저승길이란 한 번 가면 다시는 못 오는 길이예요. 당신은 이 집의 외독자이고 난 출가입적한 외인이니 어쨌든 내가 가야 옳지요."그러나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의 손에서 기어이 호출장을 빼앗아 가지고 사자를 따라나섰다."아니요,당신은 어린것까지 딸린 몸인데 당신이 없으면 장차 우리 가문의 후손을 누가 알뜰살뜰히 돌보며 잘 키워 주겠소?"아내 역시 만만하게 물러서지 않았다.도리어 어느새 남편의 손에서 호출장을 도로 빼앗아 쥐고 시부모님을 찾아가 하직인사를 했다."아버님,어머님! 이 불효자 먼저 떠나가오니 아무쪼록 백세무강 하옵소서."그리고 나서 남편을 보고선 사뿐히 절을 올렸다."서방님, 부득이한 사정으로 애당초의 백년가약을 저버리고 내 먼저 떠나가오니 슬퍼마시고 조만간 다시 장가드시어 지성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자애로 어린 것을 키우시며 부부 서로 금실자락 누려주소서."절하고 나서 분연히 집을 나서는데 두 눈에서는 줄 끓어진 구슬마냥 눈물이 비오듯 했다.며느리가 죽음의 사자를 따라가는데 때마침 산나물 뜯으러 갔던 꽃 같은 시누이가 집으로 총총히 돌아오고 있었다.시누이는 올케의 수상한 행색에 저으기 의심이 나서 어디로 황황히 가느냐고 따져 물었다.그러자 올케는 할 수 없이 자초지종 사연을 일일이 이야기하면서 작별을 고했다.그 말을 듣고난 시누이는 다짜고짜 달려들어 올케의 손에서 염라대왕의 호출장을 빼앗아 쥐고 사자를 재촉해 나섰다."시누이 ! 아무리 그러기로 이제 한창 피는 이팔청춘 꽃나이인 시누이가 먼저 저승으로 가야 옳단 말이요?"올케의 말에 시누이는 맺고 끓 듯 단호히 말했다."형님 ! 나야 비록 꽃다운 청춘이라지만 아직은 남편도 어린것도 시부모도 없는 혈혈단신이 아니어요. 위로는 섬겨드려야 할 시부모가 계시고 남편이 있고 아래로는 귀동자까지 달린 형님에게 비하면 내가 가는 것이 천만 번 지당하지요."그러면서 사신을 재촉해 바람마냥 뒷산으로 떠나갔다.그리하여 시누이가 뒷산 촉촉바위 연당물에 몸을 던져 저승으로 갔다.이 때 이제나 저제나 하고 초조히 기다리고 있던 염라대왕은 뜻밖에도 하고 많은 식구들을 다 버리고 젊디 젊은 처녀가 온 것을 보고하고 괴이쩍어 처녀에게 물었다."참 모를 일일진저. 연세 높은 식솔들은 모두 다 버리고 하필 출가도 아니한 새파란 처녀가 왔더란 말이냐?"그러자 처녀가 말했다."지존지엄하옵신 염라대왕은 들어 보세요. 인간세상 한 가정을 놓고 보면 아버님은 지존이요 어머님은 총목이요 오빠는 기둥이요 올케는 주부요 어린 것은 희망인데, 때도 안 되어 어이 지금 섣불리 온단 말입니까? 그래서 제가 온 것으로 아뢰옵나이다."그 말을 들은 염라대왕은 그만 목이 꺽 메였다."참 인간세상 한 일가의 인심은 과연 듣던 바와 조금도 틀림이 없구나! 그렇게 극진히 아끼고 사랑하며 존중하는데 어찌 동짓달 돌같이 차디찬 심사지닌 우리 염라지국이라 한들 무심히 할수 있으랴!"이같이 감탄한 염락대왕은 다시 분부를 내렸다."기특한 처녀야, 너는 양춘가절 호시절이라 어서 인간세에 다시나가 부모봉양 잘 하고 형제간에 우애하고 가정화목 도모하다가 조만간 심지바른 짝을 찾아 한평생을 고이고이 지내거라."염라대왕은 곁의 대신에게 부탁하여 그 무슨 작은 짐꾸러미 하나를 내오게 했다."듣거라, 아직 인간세상에는 없는 진귀한 씨앗을 주노니 이제 이것을 뜰과 텃밭에 심어 가용이 쓰도록 하라!"그러면서 그 심는 방법과 사용처를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그 시누이 처녀는 염라대왕에게 백 배 사례한 뒤 다시 소생신의 인건을 받아 인간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염라대왕이 주던 씨앗을 뜰밭에 정히 심었다.톱날 같은 타원형의 잎사귀가 줄기를 끌어안고 부쩍부쩍 자라더니 그것이 가을이 되자 높이가 1미터 이상 자라났다.그리고 나서 희고 빨갛고 보라빛을 띈 꽃이 눈부시게 아름답게 피어났다.그 꽃은 참으로 아름다웠다!그 집에서 염라대왕이 가르쳐 준 대로 아직 꽃이 미숙일 때 그것의 아래를 칼로 살짝 베어 진을 받아 말려 두었다가 배아픈 데 먹고, 머리 아픈 데 먹고, 모진 상처에 먹고 발랐다.그랬더니 모든 병이 즉시 가뭇없이 사그라들었다.이로부터 온 가정 식솔들은 더더욱 화목하고 즐겁게 잘 살아갔다고 한다.또 이로부터 이 꽃이 널리 재배가 되었는데 이것이 다름아닌 오늘날의 양귀비꽃이라고 한다. <>

 

연꽃

보통 불교의 꽃으로만 여겨지는 연꽃은 옛날 유교에서는 순결과 세속을 초월한 상징으로, 또 민간에서는 연생귀자’(連生貴子)의 구복적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아들을 연이어 얻는다는 뜻의 연생귀자란 말은 연꽃의 생태적 속성 때문에 나온 말이다.보통 식물들은 꽃이 먼저 피고 그 꽃이 진 다음 열매를 맺는 데 반해 연꽃은 꽃과 많은 열매가 동시에 생장한다.태양신을 숭배하던 고대 이집트에서 연꽃은 태양의 상징으로 신성시되었다.기원전 2700년경 페르넵왕의 분묘 벽면 돌조각에 연꽃을 그릇에 꽂은 모습이 등장한 이래로 수많은 이집트 벽화의 손에 연꽃을 든 여자들의 모습이 보여진다.연꽃은 국왕의 대관식 때 파피루스와 함께 신에게 반드시 바쳐지는 꽃이었다.현재 이집트의 국화도 연꽃이다.

 

옥잠화옛날 중국에 피리를 잘 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어느 날 밤 , 외딴 정자에서 피리를 불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더니 한 선녀가 내려와서 "나는 달나라에서 온 선녀인데 당신에게 피리를 배우러 왔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그는 열심히 피리를 불었습니다.새벽이 가까워지자 선녀는 "아름다운 곡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떠날 준비를 하였습니다.선비는"선녀님, 오늘의 기념으로 무엇인가를 하나 주시고 가십시오."라고 하자 선녀는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를 뽑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년 엉겁결에 비녀를 정자 아래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비녀를 찾으러 정자 아래로 가 보니 비녀는 간데 없고 그 자리에 연보랏빛 옥잠화가 피어 있었습니다.

 

(중국의 전설)은방울꽃

옛날 용감하고 악을 미워하며 선을 위해서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레오날드라는 청년이 있었다.하루는 사냥을 갔다가 항상 마을 사람을 괴롭히며 해치던 큰 독사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그 청년은 자기를 향해 달려오는 독사를 보는 순간 이독사를 없애버려 마을 사람들의 불안을 덜어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그 독사에게 덤벼들었다.이 격투는 힘이 서로 백중하여 사흘밤 사흘낮을 싸운 끝에 드디어 레오날드가 이겼다. 그러나 심한 상처를 입고 쓰러질 듯 걸어가는 그의 발자취엔 붉은 핏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졌다.그 떨어진 핏자국마다 예쁜 꽃이 바로 은방울 꽃이었다는 이야기다.약이 된 황금빛 꽃...금은화오래고 오랜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늙은 부부가 작은 약방을 꾸리며 오붓하게 살아가고 있었다.그들 부부에게는 무남독녀 외딸이 있었는데 인물뛰어나고 맵시는 출중하며 마음씨 또한 아름다운 데다 손뿌리마저 몹시 영글었다.그녀는 늘 머리에 금빛이나 은빛나는 꽃을 꽂고 다니기를 즐겨했으므로 사람들은 이름 대신 금은화처녀라고 불렀다.아울러 마을의 처녀들과 각시들은 모두 그를 본떠 그처럼 치장하기를 좋아했다.그만큼 금은화처녀가 자기식대로 치장을 하고 나서면 뭇사람들에게 으뜸으로 멋지게 보였던 때문이었다.그런데 금은화처녀가 열여섯 살 나던 해에 그의 마을과 주위 마을에는 전에 볼 수 없던 큰 병이 돌았다.일단 병에 걸리가만 하면 구토와 설사를 하다가 나중에는 빼빼 말라 죽어 갔다.집집마다 근방에서 내노라 하는 명의들의 좋은 약을 다 지어다 먹여도 병이 낫기는 고사하고, 병세는 점점 더하여 날마다 사람들의 죽어 나갔다.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이 일로 알게 된 금은화처녀는 안절부절을 못했다.참으로 이런몹쓸 병을 물리칠 수 있는 약이 이 세상에 없단 말인가?그는 생각하던 끝에 아버지 어머니보고 집에 있는 각가지 약으로 이 무서운 병을 물리칠 약을 만들어 보자고 제의를 드렸다."우리가 그런 명약을 만들어? 오로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고 아예 그런 허무한 생각을 말아라."그러나 금은화처녀는 자기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우둔한 것이 범을 잡는다고, 그래도 모르지요. 더구나 온갖 정성 다하면 돌 위에는 꽃이 핀다고 했거든요.""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 어디 한번 시험을 해보려무나."사랑하는 딸이 뜻을 굽히려 하지 않자 그의 아버지는 끝내 허락해 주었다.그리하여 금은화처녀는 곧 이 일에 달라붙었다. 그는 밤이고 낮이고 침식마저 잊어 가며 고심을 다해 약을 만들어 보았다. 그런데 못된 병은 그의 집에까지 전염되어 드디어 금은화처녀의 어머니마저 몸져 드러눕게 되었다.한다 하는 명의들의 약처방에 따라 약을 지어다 대접했으나 병이 나을 리 만무했다."아버지, 제가 만든 약을 한 번 대접해 볼까요?""글세, 세상 한다 하는 명의들의 약도 속수무책인데 네가 만든 약이 무슨 효혐이 있으랴마는 이젠 백약이 무효로 사람이 죽게 되 있은즉 더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 이젠 그 약이라도 한 번 시험삼아 써 볼 수밖에."이리하여 금은화처녀는 자기가 만든 약을 어머니에게 대접했다., 그런데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약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토하고 설사하던 어머니의 병세는 대뜸 호전되었다. 며칠이 지나자 어머니는 완쾌되었다.", 잔디도 방귀를 뀔 때가 있다고 하더니 이는 바로 이런 일을 두고 한 말이었구나!"아버지는 매우 기뻐했다."아버지, 우리 이 약을 앓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갖다 드리지요.""아무렴, 그렇게 하고 말고. 어서 사방에 광고를 써 붙이거라."금은화처녀는 역신을 물리치는 약을 무상으로 가져가라는 글발을 사방에 내붙었다.이 소식은 재빨리 전해졌다.문지방에 불이 나도록 사람들이 찾아 들었다.이리하여 보름도 안 되어서 무섭게 떠돌던 몹쓸놈의 병이 완전히 퇴치되었고 금은화처녀의 갸륵한 행실은 온 천하에 저절로 소문나게 되었다.이 때 나라의 한 대신에게 조금 모자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그 대신은 매파를 보내어 금은화처녀와의 혼사를 청했다.그러나 내막을 알게 된 금은화처녀와 그의 부모는 응할 리 없었다.그러자 대신은 권세를 이용하여 마구잡이로 가마를 보내어 금은화처녀를 잡아갔다.대신의 아들은 시시콜콜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태생병신인데다 말도 할 줄 모르는 벙어리였다.처녀는 너무나 기가 막혀 종일 흐느껴 울며 밥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그는 기회를 엿보다가 밤 어둡을 타서 집으로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간악한 대신은 어느새 사람을 파견해 지름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그를 잡아 다시 가마에 앉혀 가지고 달아났다.이대로 잡혀가 평생을 속절없이 애간정을 태우다 죽느니 차라리 길에서 죽어 버리리라!’이렇게 결심한 금은화처녀는 산세가 험한길목에 이르자 치마폭을 뒤집어 쓴 채 훌떡 뛰어 내렸다.이 소식을 접한 마을 사람들은 금은화처녀의 신세를 몹시 슬퍼한며 이 몹쓸 세상을 한없이 저주했다.마을 사람들은 처녀를 마을에서 가장 풍치가 아름다운 곳에 장사지내 주었다.그로부터 얼마 안 되어 그의 무덤에서 하얀색의 꽃이 활짝 피어났다.그 꽃은 이삼일 햇빛과 이슬을 받더니 다시 휘황 찬란한 황금빛 색으로 변하면서 그 향기를 멀리까지 풍겼다.사람들은 두말없이 그 그꽃을 금은화라 불렀다.그 다음 해 마을에서는 또다시 많은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눈병에 걸리게 되었다."생전에 금은화처녀는 우리를 위해 그 모진 전염병도 고쳐 주었으니 이 꽃도 틀림없이 이 병을 떼게 해 줄거예요!"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믿었다.그리하여 그 꽃을 따서 끓는 물에 타서 마시고 눈을 씻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불과 얼마 안 되어 눈병은 씻은 듯 그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이로부터 금은화는 사람들의 열을 내리고 해독을 시켜 주는 훌륭한 약재로 널리 쓰이게 되었고 금은화처녀의 이름을 천추만대에 길이길이 전해져 지금까지 전해 내려 오게 되었던 것이다.<>

 

5~8월에 흰색으로 꽃이 핀 후 시간이 지나면서 노란색으로 변한다.장미

장미는 오랜 세월 동안 인류와 더불어 삶을 이어 온 까닭에 장미에 얽힌 신화나 전설은 다양합니다.영원한 아름다움과 신비의 상징으로 되어 있는 비너스는 신들의 왕 쥬피터와 대양신 디오네에 의해 바다의 물거품에서 태어났습니다.그때 비너스는 자기도 신들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것을 창조할 수가 있다고 말하고, 땅에 장미를 꽃 피우게 했습니다.그러자 신들은 그녀의 솜씨에 감탄하여 신의 술인 테크타르를 그녀에게 따라 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또한 거품 속에서 그녀가 태어날 때 장미도 함께 피어났으며, 이 같은 전설은 비너스 탄생의 명화에도 그려지고 있으며, 아나크레온의 시에도 노래되어 있습니다.성모 마리아가 어느날 장미꽃 봉오리 위에 베일을 덮어 두었습니다.그러자 그 밑에 있던 장미는 모두 하얗게 되고, 그 이후 그 장미의 뿌리는 흰 꽃밖에 피지 않게 되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비너스와 아도니스의 비련의 결과가 아네모네의 탄생을 낳았다는 전설도 있지만, 이것이 그대로 장미이야기도 되었다고 합니다.비너스가 사랑에 빠진 것은 자기 아들 큐피트가 쏜 화살이 잘못되어 비너스의 가슴에 맞았기 때문이었습니다.큐피트의 화살은 <사랑의 화살>이라고 부르듯이, 그것을 맞으면 그 사람은 자기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이 타는 것 같은 사랑에 빠지는 이상한 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비너스가 이 화살에 맞았을 때 마침 미소년인 아도니스가 숲에서 사냥을 하고 있는 용감한 모습을 보게 되어 순식간에 열애하게 됩니다.아도니스가 산돼지 사냥을 나갔다가 산돼지의 이빨에 옆구리를 찔려 죽었을 때 비너스는 아도니스를 살리려 하다가 장미의 가시에 발을 찔렸습니다.그 때 그녀의 발에서 나온 피가 백장미에 묻어 홍장미가 생겨났다고 합니다.아도니스가 죽었을 때 그 피와 비너스의 눈물이 섞여, 아네모네가 아닌 진홍빛 장미가 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지고 있습니다.또한 비너스가 아도니스를 따라 다니며 놀고 있다가 장미 가시를 밟자 창피해져 얼굴을 붉힌 까닭에 흰 장미꽃이 핑크색이 되었다고도 합니다. 비너스는 무신 마루스보다 아도니스를 사랑하고 있었는데, 마루스는 어떤 일이 있어도 비너스를 자기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아도니스를 땅에 던져 버렸습니다.애인을 구하려고 달려든 비너스는 흰 장미 숲에 쓰러져 가시에 찔리게 되었습니다.이 때 흘러나온 그녀의 피가 백장미를 붉게 물들였다고 합니다.그래서 홍장미는 사랑의 꽃이고, 동시에 비탄과 저주의 꽃이기도 한 것입니다.또한 큐피트과 장미의 유머러스한 전설도 있습니다. 큐피트는 약간 경솔한 편이어서, 올림푸스 산의 신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깜빡 잊고 있다가 그 생각이 나서 허둥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귀중한 신주를 엎질러 버렸습니다.그러자 그 술이 변하여 진홍빛 장미가 되었다고 합니다.큐피트는 새로 생겨난 장미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 꽃에 키스하려 하였습니다.그런데 그 꽃 속에 있던 벌이 큐피트의 입술을 쏘았습니다.아들이 입을 다치게 되자 화가 난 비너스는 벌의 바늘을 잘라 장미의 줄기에 심었는데 그것이 장미의 가시가 되었다고 합니다.많은 돈과 값비싼 향수를 가진 인색한 향수 장수가 있었다.그에게는 로사라는 마음 착한 딸이 있었다.그녀는 자기 집 꽃밭에서 일하는 비틀레이를 사랑하고 있었다.비틀레이는 꽃밭에서 향수를 따면서 가장 좋은 향수를 한방울씩 로사에게 주었다.몇 해 지나자 로사의 항아리는 하나 가득 찼다.전쟁이 발발했다.바틀레이도 병정으로 불려갔다.로사는 그일을 대신하면서 다시 새 항아리에다 향수를 한방울씩 모았다.그 항아리에 향수가 다 차기전에 싸움이 끝나기를 기원하면서. 싸움이 끝나고 병정들이 하나 둘씩 돌아왔다.그러나 비틀레이는 돌아 오지 않았다.로사는 비틀레이의 유해 위에다 모아 두었던 향수를 뿌리며 서럽게 울었다.인색한 아버지는 향수에다 불을 질렀다.가엾은 로사는 향수와 함께 타서 죽었다.그 후 로사가 죽은 자리에서 장미가 피었다.장미는 옛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그 역사와 더불어 피고 졌다.빨간색 꽃 - 진실한 사랑, 정열, 열열한 사랑.빨간색 꽃 봉우리 - 순수한 사랑, 사랑의 고백.흰색 -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어울린다.흰색 꽃 봉우리 -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다.분홍색 - 사랑의 맹세.노란색 - 사랑의 질투.한겹피기의 장미 - 담백.꽃다발(빨간색과 흰색) - 조화. 꽃다발(꽃과 꽃봉우리) - 비밀.결혼식의 장미 - 행복한 사람.들장미 - 고독, 소박한 미.미니장미 -

 

끝없는 사랑석장사가 쏜 화살에 핀 꽃...석죽꽃(패랭이꽃)옛날 어느 한 곳에 고개 넘어 가는 길 한 가운데에 괴상한 큰 돌하나가 놓여 있었다.이 돌은 차로 괴상한 돌로서 누구든지 그 돌 가까이만 가면 죽지 않으면 반드시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나므로 사람들은 모두 머리를 앓고 있었고 더욱이 길 가는 사람들에게는 큰 야단을뿐더러 누구나 이 돌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이것은 도깨비나 귀신의 장난이 아닐까 생각하여 여러 가지로 빌며 치성도 들여 보았으나 역시 한 가지였었다.그리하여 마지막 수단으로 어떤 힘센 장정 한 사람이 많은 유화을 짊어지고 가서 그 곳에불을 질러 보았다.그러나 그 돌은 꿈쩍도 안 할뿐더러 그 돌에 불을 질렀던 사내는 五十간이나 되는 곳에 굴러 떨어져서 보기에는 끔찍스럽게 많은 상처를 입어 여러 달을 누워서 일어나지를 못하였다.그런데 어느 시골에 글귀를 잘 하고 또 활을 잘 쏘는 석죽이라고 하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그를 사자와 같은 용맹스런 석장자라고 부르고 있었다.석장사는 이 괴상한 돌의 이야기를 듣고 퍽 기뻐하였다.'퍽 재미스러운 일이로군!' 하고 석장사는 활과 살을 빼어 들고 곧 그 돌이 있는 곳으로 달려 갔다. "여보시오. 석장사님 위험합니다. 당장에 목숨이 달아납니다. 너무 가까이는 가지 마시오"석장사는 걱정스러워 외치는 사람들의 말에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석장사는 우뚝 앉아 있는 돌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듯 괴상한 돌이라고 하기에 내가 찾아온 것이다. 사람들의 걱정거리를 없애 버리려고 온 것이다. 내가 누군 줄 아느냐? 나는 이름 높은 석장사다."석장사는 돌을 꾸짖으면서 활을 겨누어 번개같이 쏘았다."요 마의 돌아, 내 아 화살을 받아 보아라."화살은 어김 없이 돌 한가운데를 맞혔다.석장사는 달려 가서 살을 뽑으려 하였으나 웬일인지 화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석장사가 맥이 풀려서 멍하니 서 있을 때에 본즉 화살 끝에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었다.이 모양을 본 석장사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다시는 뽑으려고도 하지 않았다.그런 일이 있는 후로 그 돌로 인해서 생긴 일이라고는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그리하여 그 후 사람들은 석죽 석장사가 쏜 화살로부터 핀 꽃이라 하여 그 꽃 이름을 석꽃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할미꽃아주 먼 옛날 어느 산골마을에 두손녀를 키우며 어렵게 살고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두 손녀 중에 큰손녀는 얼굴이 아주 예뻤으나 마음씨가 나빴고,작은 손녀는 얼굴생김새는변변치 않았으나 마음씨는아주 착했다.두 손녀가 자라 큰 손녀는 이웃 마을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고 작은 손녀는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아주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작은 손녀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시집을 가게 되자 홀로 남게 된 할머니를 불쌍히 생각하여 자기가 모시겠노라고 했다.그러나 큰 손녀는 남의 눈을 의식하여 굳이 자기가 할머니를 모시겠다고 하였다.결국 큰 손녀가 할머니를 모시게 되었지만 얼마가지 않아 큰 손녀는 홀로게신 할머니를 돌보아드리지 않아 점점 더 형편이 어려워졌다.할머니는 마음씨 고운 작은 손녀가 그리워 멀리 있는 작은손녀를 찾아 길을 나섰다.그러나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해 할머니는 작은 손녀가 살고 있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 보이는 고갯 마루에서그만 쓰러지고 말았다.그리고는 말한마디 못한채 그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뒤 늦게야 이 사실을 알게된 작은 손녀는 허겁지겁 달려와 할머니를 부등켜 안고 통곡했지만 무슨 소용이 있으랴.작은 손녀는 자기집 뒷동산 양지 바른 곳에 할머니를 묻고 늘 할머니를 생각하며 슬퍼했다. 이듬해 봄이 되자, 할머니의 무덤가에 이름모를 풀 한포기가 나와 할머니의 허리같이 땅으로 굽은 꽃을 피웠다.작은 손녀는 그꽃을 보고 할머니가 환생한 것이라 믿고 그때부터 이꽃을 할미꽃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