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개망초
덕화2001
2020. 7. 3. 16:31
개망초
곳곳에 지천인
흔하디 흔한 풀 개망초
오죽 하찮고 무성했으면
망할 놈의 풀도 모자라
개자까지 붙였을까
그러나 꽃은
이름값을 넘어선다
어미 김영희
아파트 환풍기 앞 개망초 하나
오늘도 신나게 춤추고 있다
환풍기 바람에 온몸을 맡긴 채
두 팔 세 팔 벌려 춤추고 있다
오매 어미는 어쩌다 날 이런데
떨구어 놓았을꼬
까짓거 흔들리는 내 한 생이라면
신나게 춤추리라
흔들리며 흔들리며 춤추는사이
보얗게 얼굴내민 꽃 한송이
내새끼 보듬어 안고 떨며 속삭인다
널랑은 멀리멀리 날아가거라
어미의 한생을 부디 닮지말고
좋은 곳에 태어나거라
이 한몸 흔들리며 살아온 생
너를 위해 더욱 춤을 추리라
잊지는 말아다오
너와 나 한몸이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