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49일째
덕화2001
2021. 10. 15. 16:40
49일째
영원으로 가는 완행 기차에 탑승했던 두 사람은
일 더하기 일은 다섯이라는 기차로 갈아타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때로는 기차에서 뛰어내릴까 고민했지만
아무리 기차가 덜커덩 소리내어 쉬어도
정거장에서 내릴줄 몰랐다
완행에서 특급열차로 바뀌는 동안
특급열차엔 완행때처럼 둘만 남았다
마흔 아롭번째의 정거장에서 창밖을 본다
한달이 한시간같고 일년을 하루같이
미운태 고운태 나누며 49년을 49일같이 살았다
결혼 49주년에 카페에 마주 앉은 두사람
기차에 처음 탑승했을 때를반추하며
카페라떼로 온기를 더한다
빨리도 달리는 너무도 빨리 달리는
아! 그래도 타야하는 특급열차 깃발을 꺼낸다
평행했던 두사람 물기있는 시선으로 서로를 본다
특급열차 깃발을 휘두른다
49년을 49일같이 살아낸 오늘
햇살이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