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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박을 쓴 친구

함지박을 쓴 친구친구의 머리가하얗게 세었다마치머리 위에 함지박 하나소복이 얹어놓은 듯하다세월이무엇을 그리 많이 담았기에저리 하얀 함지박이 되었을까가만히 바라보다문득 내 머리를 만져본다나도 머지않아저 함지박을 쓰게 될 텐데아직은검은 염색으로세월의 흔적을 감추고 있다검은 머리 사이로슬며시 올라오는 흰 머리카락 하나그것이나에게 건네는 세월의 편지인 줄알면서도오늘은조금 더 모른 척하고 싶다.

시인의 방 4 2026.08.30

인생의 역

인생이라는 역처음 어머니 품속을 나와인생이라는 역에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세상에 첫발을 디딘 그날부터성장하며수많은 역을 지나왔다추억 속에 머물고 있는 역마다저마다의 고단함과 애련함이아직도 나를 바라보고 있다사랑을 만나결혼이라는 역을 지나고수많은 간이역을 지나면서만남과 헤어짐을 배웠다기쁨도 있었고눈물도 있었으며돌아가고 싶었던 역도 있었다이제 나는내 인생의 마지막 플랫폼에조용히 서 있는 듯하다그런데 이상하게도이 역은아늑하고 편안하다서두르지 않아도 좋고더 이상 먼 곳을 바라보지 않아도 좋다그저 나의 반려와 함께오래도록 나란히 앉아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며지나온 역들을가만히 추억하고 싶다마지막 역에 닿을 때까지

시인의 방 4 2026.08.30

1. 매바위의 전설 남한산성 시비

청량당 몸푸신 이회님새벽이면 높이 나는 매로 환생해산성 성곽 삼십리 구비돌아멀리 머언 길을 바라보고 있더이다매바위 전설 바위에 날개를 펼치고 병자호란 승군과 포졸들의 슬픈 넋은하얀 눈물꽃 성벽을 두르고 피고지고성벽 쌓다 이슬로 사라진 억울한 우리 님네들죽어서도 죽지못해 두눈 부릅뜨고역사의 행간을 푸드득 푸드득 날아 오르더이다 한번 죽고 천만번 다시 살아나는죽어서도 죽지못해 매바위 전설이된님의 산성사랑 나라사랑낭군따라 강물에 몸을 던진매바위 아녀자 슬픈 사랑산성 구름위로 나는 새만 보아도그대로 망부석 심정이더이다

시인의 방 4 2026.08.30

매바위의 전설 남한산성시비

청량당 몸푸신 이회님새벽이면 높이 나는 매로 환생해산성 성곽 삼십리 구비돌아멀리 머언 길을 바라보고 있더이다매바위 전설 바위에 날개를 펼치고 병자호란 승군과 포졸들의 슬픈 넋은하얀 눈물꽃 성벽을 두르고 피고지고성벽 쌓다 이슬로 사라진 억울한 우리 님네들죽어서도 죽지못해 두눈 부릅뜨고역사의 행간을 푸드득 푸드득 날아 오르더이다 한번 죽고 천만번 다시 살아나는죽어서도 죽지못해 매바위 전설이된님의 산성사랑 나라사랑낭군따라 강물에 몸을 던진매바위 아녀자 슬픈 사랑산성 구름위로 나는 새만 보아도그대로 망부석 심정이더이다

제3시집 2026.08.30

2. 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남한산성 시비

병자호란 눈날리는 서러운 밤에나막신 거꾸로 신고 인조대왕을산성으로 업어서 피신시켰다는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임금님 입고계신 곤룡포를 하사받고평생토록 곤룡포를 지니고 있다가무덤속까지 곤룡포를 가지고 갔다는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천민에서 정3품 가의대부 벼슬받은청나라 군사의 포위망을 뚫고서축지법쓰듯 산성을 넘나든 그의 충정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오늘도 산성찾는 길손들 보며임금님이 하사한 곤룡포 입고나라걱정 산성걱정 수심이 가득산성지키는 님의 뜻 받들어서흔남 그 이름 돼새겨본다 산성에 시비세움

시인의 방 4 2026.08.30

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남한산성 시비

남한산성 비 병자호란 눈날리는 서러운 밤에나막신 거꾸로 신고 인조대왕을산성으로 업어서 피신시켰다는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임금님 입고계신 곤룡포를 하사받고평생토록 곤룡포를 지니고 있다가무덤속까지 곤룡포를 가지고 갔다는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천민에서 정3품 가의대부 벼슬받은청나라 군사의 포위망을 뚫고서축지법쓰듯 산성을 넘나든 그의 충정서흔남 그 이름 들어보았는가 오늘도 산성찾는 길손들 보며임금님이 하사한 곤룡포 입고나라걱정 산성걱정 수심이 가득산성지키는 님의 뜻 받들어서흔남 그 이름 돼새겨본다

제3시집 2026.08.30

3. 합격바위 남한산성 시비

합격바위 (몽돌바위) 과거보러 한양 간 아들 걱정에어미는 집채만한 돌을 번쩍 들었대 자식의 장원급제는 부모의 태산같은 소원이라노심초사 바위를 산 위로 굴리고 굴렸다지 바위가시 손톱밑 피맺히기 수천만번몽돌바위 마침내 마패닮은 합격바위 되었다네 지나는 길손님네들몽돌바위 등에 지고 힘껏 밀어나 보소애오라지 선비어미 몽돌에 혼이 스며 집채보다 큰 바위만한 그대의 근심을두 팔 걷어 부치고 온 힘 다해 밀고 밀어 줄것일세 남한산성내에 있는 바위

시인의 방 4 202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