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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명자꽃 한나절

덕화2001 2006. 5. 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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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자꽃 한나절

 

       고 지 연

 

  빠끔 열린 틈 바람에 백열등 흔들리고

  잔술로 하루 달래는 퇴근길 남정네들

  도마위 김 서린 순대 분주하게 써는 손

  

  찬물에 젖은 손등 명주실 갈래로 터지고

  허리춤 주머니 속 비죽이 내민 그 지전

  등록금 조르던 딸의 처진 어깨 눈에 밟힌다

 

  새벽녘 일수찍고 간 얇은 지갑 접으며

  하루 마감에 안도하는 명자꽃 가득 핀 길섶

  저만치 먼지 날려도 가시 위에 꽃 새붉게 핀다

 

    새붉다: 새뜻하고 곱게 붉다   

 

출처 : 꽃과 바람과 시
글쓴이 : 금강에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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