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시집

국을 끓이며

덕화2001 2007. 2. 9. 22:41
국을 끓이며


날이 샐 녘

맑은물 솥단지에  淨하게 붓고

싱크대 서랍속의 멸치를 깨워

푸른 미역 사이에 풀어 놓는다

고향을 꿈꾸며 눈을 뜨고 선잠 자던   멸치들

새포름한  미역 사이를 수초처럼 헤집으며
 
신이 난 듯 제 세상이다

어느 험한  바닷놀에 몸 부대끼며

여기까지 왔을까

맑은 간장 한 종지

눈물겨이  풀어 넣으니

솥단지는 푸른 물결 너울짓는

너른 바다


아침이면 가슴가득 바다를 퍼 먹고

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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