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종점 은방울자매
밤 깊은 마포종점 갈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
첫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
하나 둘씩 불을 끄고 깊어 가는 마포종점
여의도 비행장엔 불빛만 쓸쓸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생각한들(하면) 무엇하나
궂은비 내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 마포구 유래
: 서해의 고깃배들로 흥청댔던 마포...
1. 삼남 지방 향하는 수상 교통의 요충지
한강 밑을 가로지르는 지하철 5호선의 서울 서부 강변역인 마포역 일대는 6.25 전까지만 해도 '마포 종점'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일제 때부터 서대문쪽에서 오는 전차들이 애오개를 넘어 이 곳까지 와서 멈춰 손님들을 싣고 다시 시내쪽으로 들어가곤 했기 때문이다.
이 마포는 예로부터 남도를 왕래하는 수상(水上) 교통의 요지였다.
교통이 편리하여 삼남(三南)지방에서 올라오던 곡물을 저장하는 경창(京倉)이 있었고, 근처에선 조기, 새우젓을 비롯한 많은 수산물들이 거래되었다.
지금은 지하철 5호선의 줄기가 이 곳 땅 속 깊은 곳을 지난다. 마포는 삼밭이 있었던 강가라 해서 '삼개'라 불렀던 것이 '마포(麻浦)'란 한자식 이름으로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삼개'라는 이름이 나온 연유에 대해 학자들에 따라서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용산(龍山)'이라고 하는 산 밑의 동네여서 '산개'라 했던 것이 변한 이름이라고 하기도 하고, 여의도나 밤섬 같은 섬들이 보이는 곳이어서 '섬개'라 했던 이름이 변한 이름으로 보는 이도 있다. 마포는 '삼호(三湖)', '마호(麻湖)'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근처의 용호(龍湖0, 서호(西湖)와 함께 세 개의 물목이 있다 하여 '삼호(三湖)'라 했던 것이 '삼개'로 되고, 이것이 '삼마(麻)'자가 되어 '마포(麻浦)'라는 이름으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2. 애오개와 큰고개로 짐 실어날라
마포는 단순히 나루로서의 생활 문화가 아닌, 향락 문화, 무속(巫俗) 문화까지 지녔던 곳이다. 한강에는 예부터 많은 나루들이 있었지만, 그 나루들 중 마포가 비교적 궁성(宮城)과 장안에 가깝고도 운반이 편리해 전국에서 배에 실려 온 많은 물산들이 이 나루에서 부려졌다.
배에서 내려진 물건들은 장안으로 주로 실려 갔는데, 수레가 많이 이용되었다. 강나루 주민들 중에는 지게를 지고 와서 땔나무나 반찬거리를 사 가지고 가기도 하였다. 마포 나루의 물건들이 장안으로 실려 간 길을 지금의 길과 비교해 살펴보면 대충 세 갈래로 나타난다.
하나는 마포로에서 충정로를 거쳐 서대문을 통과해 새문안길로 이어지는 길이고, 또 하나는 마포로에서 서소문로를 통해 서소문을 통과하는 길이며, 다른 하나는 만리재를 넘어서 남대문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마포에서 남대문쪽으로 가려면 만리재길이 지름길이었으나, 고개가 너무 높아 애오개(애고개)로 돌아 넘는 경우가 많았다. 예부터 지금의 만리재를 '큰고개', 즉 '대현(大峴)'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작은 고개의 뜻인 '애고개'의 상대적인 땅이름이라 할 수 있다. 큰고개(만리재)와 애오개는 옛날엔 짐 실어 나르는 짐꾼들의 소리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수레 소리, 지게 작대기 소리, 거기에 힘겨워 내뱉는 짐꾼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3. 마포 근처의 비탈 동네 도화동
마포 나루터에 가장 가까이 있는 동네가 '도화동(桃花洞)'이다. 도화동은 옛날에 '복사골'이라고 했던 곳이다. 물론, 이 이름은 이 곳에 복숭아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이 곳의 복숭아밭은 용산 산등성이로 이어져 그 너머 산비탈 동네에도 '도원동(桃園洞)'이란 이름을 낳게 만들었다.
도원동은 마포구가 아닌 용산구인데, 이 곳 과수원 아래쪽으로는 일제 때에 일본 기생들의 주거지가 있어서 그 옆의 고갯길인 '새창고개'를 '사창고개'로 이름이 바뀌게도 만들었다. 지금의 백범로 옆에 있는 '새창고개'는 원래 '새창고고개'란 이름이 줄어서 그 이름으로 된 것으로, 원래 근처에 새 창고가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땅이름이다. 그 옆에 지금도 '새 창고 동네'란 뜻의 '신창동(新倉洞)'이 있다.
4. 두 용산이 계속 기를 뿜어 이룬 새 명당
마포의 도화동과 공덕동 근처에는 두 개의 산이 있었는데, 하나는 단룡산(單龍山)이고, 다른 하나는 쌍룡산(雙龍山)이다. 단룡산은 지금의 홀리데이인서울(구 가든호텔) 뒷산, 즉 지금의 용산성당이 위치한 곳의 산이다. 이 산을 줄여서는 '용산(龍山)'이라고 불러 왔는데, 지금은 그 곳에 지금 우성아파트, 삼성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다.
쌍룡산은 지금의 동도고교 뒤쪽의 산으로, 지금 이 곳엔 한국인력공단을 비롯한 큰 건물들과 많은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옛 사람들의 애환이 깊게 밴 마포, 새우젓 내음과 장사꾼들의 텁텁한 목소리가 뒤범벅이 되어 엉켰던 삼개나루는 지금은 큰 다리와 높은 빌딩들이 우뚝 우뚝 들어서서 옛날의 정취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나마, 한강가로 강변로가 지나고 있고, 램프 시설 등이 휘휘 돌아들고 있어 마포에 찾아와도 이제는 강 구경조차 할 수가 없다.
다만, 토정동 용강아파트 앞에 '삼개나루터'임을 알리는 표시하는 표석(標石) 하나만이 이 곳이 강가 포구였음을 알게 해 줄 뿐이다. 그러나, 마포는 지금 삼(麻)처럼 빌딩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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