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시집

시집원고 3 별같은 이야기외

덕화2001 2011. 1. 18. 22:21

 

입 양                                                       다문화가족방문

 

국적이 다른  딸넷을 입양을 하고

날마다 딸네집 찾아가는 초보 한국엄마

 

오늘은 첮째딸 등 도닥이며

잘있거라 잘살아라 그 말뿐

 

큰딸아이 손흔들며 문설주에 기대있네

엄마 언제 또와요 서툰 한국말

 

선생님이라는 말 내귀에는 엄마로 들려

그래그래 니엄마 내일모레 또 올게

 

서툰 한국말 딸의 옹알이

어서 엄마를 많이 보거라

옹알이가 말이 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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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공부

 

내앞에 조신하게 앉아있는 아가씨는

어느 먼나라에서 건너온

수줍고도 눈물많은 아녀자 

 

한획 한획 수를 놓는다

한글을 수 놓는다

 

내어머니 아버지 고국에 두고

시어머님 아버님 진지상 받들며

 

두고온 고향 가슴에 묻으려

아리아리 아린가슴 꼬옥 숨긴채

 

아기눈에 비친 내얼굴 어미의 모습이라

젖무덤 만지는 손 꼬옥 잡고서

 

이땅에 두발로 굳게 서리라

내 아이와 함께 살리라

 

서툰 말 아야어여 수를 놓는다

한획 한획 눈물의  수를 놓는다

 

한글을 수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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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관 한글반

 

오직 오기 하나만 품고 살았어라

기역 니은도 몰라

 

운전면허 시험지 눈물방울 떨어진 곳

점을 찍어 장원급제

과일장사 배추장사잠방이 하나로

사방팔방 나비되어 누볐어라

 

가슴속 감추인 상처 쓰린듯 닦아내며

뚝뚝 떨어지는 붉은 봉선화

 

마른 눈시울 사이로

작은 돛배 스르렁 밀어 올리고

저고리 앞섶 다 열어

 

쉰아홉 그녀의 바다

여든한살 그녀의 바다

 

 삐뚤빼뚤 틀니사이로

지난 세월 쏟아내는

 가나다라 마바사 헤엄치며

그녀는 자맥질중

보석보다 더 빛나는

세월을 낚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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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안에서

 

 

전철안으로 두사람이 들어온다

노인과 젊은이는 가는길이 다르다는듯

경로좌석과 일반좌석으로 헤어져 앉는다

 

만난적도 없는데 헤어짐이라니

수많은 사람들과 오고가며 스치는 인생

이 신새벽 두사람은 어디로 가는걸까

 

졸고 앉아있는 두사람

한사람은 지나온 꿈을 밟으며 꿈속을 걸어가고

한사람은 세상밖 걸어갈 꿈을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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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갈 준비를 하며 할머니는

온몸에 꽃을 꽃는다

잔잔한 꽃무늬 원피스에

꽃무늬 바지

 

지나가는 아줌마들

노인들은 왜 저리

꽃무늬옷을 좋아할까 몰라

 

내가 더이상 꽃이 아니기에

꽃속에 파묻히고 싶어

할머니는 한길만  나가도

온몸에 꽃으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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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같은 이야기

 

어쩌다 알게된

풀륫을 닮은 그 시인은 

가끔씩 내게 전화를 한다

 

불어야만 소리를 내는 풀륫처럼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이야기한다

 

오늘도 산촌에는 한 뼘도 안되는 해가

벌써 산너머로 넘어갔다는둥

막내아들 학교에서 운동회를 했다는둥

 

별 이야기도 없으면서

하늘에 떠있는 별처럼 이야기하고

 

별 일없는 이야기가

별처럼 반짝반짝 푸른 빛을 내는 밤

 

밤이면 수많은 가로등  

별일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들으며

별이 되고

별무리가 되고

은하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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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덕화 김영희


남한산성 올라가는 길목 어디쯤

돌틈새 초겨울 살얼음방

눈시울 붉어진 단풍 동동 발걸음

은하경 맑은물에  작별인사 아쉬워



만해 당신의 시

꿈이라면 꿈과 근심

운율실어 서로 바라보며

 

세상근심 잊고자 읊을제



산등성 나뭇가지 사이로

노을따라 비껴가는 비행기 하나

 내눈엔 어릴적 보았던 빨-간 고추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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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향

                              천진암 가는곳 찻집    

                                                                             



 

자그마한 찻상  마주하고

이곳저곳 아미숙인 연인들

동심초 노래  꿈인듯

들려오는 찻집에

 

새신랑 시렁가래에  매달려 

새색씨 눈물 다롱  이노래 불렀지

어제인듯한 그 날에

 

한련화 앞다투어

고개갸웃 신방갸웃

차향촛불 꺼질까 켜질까

 

서향의 주인 친정어미 살피듯

멍석위를 오르락 내리락

청사초롱 등불아래 고옵기도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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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사랑



김영희 덕화

외식이라면 순대국밖에 모르는 남편과
몇십년을 같이 살아온 친구의 푸념을 들어보면
아이들과 아내는 돈까스집으로
남편은 순대국집으로
그렇게 따로 외식을 하고 와서는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지


아이들 다 짝지어준 지금도
남편은 여전히 외식으로는 순대국밖에 모른다나

친구 남편의 환갑날
둘이서 뽀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순대국을 좋아하는 그 마음으로
오로지 아내를 사랑한 남편
어느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길고 긴 입맞춤에
하객 모두 웃음바다 되었지


요사이는 용돈만 생기면
아내의 목걸이 반지 긴 롱부츠사주기에
아줌마들의 부러움을 산다나

꽃집을 경영하는 그 남편의 마음은
꽃보다 더 예뻐 보이는 아내 사랑에
순대국처럼 한 가지밖에 모르는 우직한 사랑에
요새는 아내도 외식을 하자고하면
으례 순대국집이라는구만
먹어도 질리지 않는 순대국이라나

사랑이라는 말이 넘치는 세상에
사랑이라는 말이 부족한 세상에
다시 사랑을 말하고 싶다
그 사람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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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처 설화

퇴촌 가는 길목 아래아래
엣 나루터
도미나루에
도미부부가 살았는데요

미사리 건너건너
어느 마을에
왕의 눈을 피해
눈먼 지아비와
빌먹으며 살았는데요

왕에게 눈을 빼앗긴 지아비는
지어미의 아름다운 자태를
가슴에 안고

사랑에 눈먼 연인들
옛나루터
도미나루만 지나치고
미사리 강변 금모래 밟기만 하면
가슴 한귀퉁이에 쪽배를 만들어
그믐달 밤에  떠난다 하더이다


무명저고리끈에 언약을 꾀어
두리둥실  떠나던 도미부부처럼
떠난다 하더이다

아무도
아무도 모르는
도미마을을 찾아




작자 미상의 설화
임금이 천한 백성의 아내를 차지하려다 실패했다는 사실일 수는 없으나 지배자의 횡포를 면한 하층민의 이야기다  도미는 백제 한성부근의 평민이며 경기도 광주 퇴촌 덕소라는 마을에  도미부부의 후손이 살고있다고도하며 실화로 전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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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수 어 미 

                                            



쓸모없는 빈 땅을 빌려
생명을 길러내는 어머니는
폐경을 모르는 청춘이다


어머니의 자궁을 빠져나와
양수속의 기억을 더듬어
세상 헤엄치기에 바쁜 자식들

밑 둥 도려낸
속이 꽉 찬 배추를
차에 실어 보내고
쫓아 버릴   새도 없는 빈 들판에서
두 손 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어머니

허수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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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에서  




기다림                                     (정신대할머님이 계시는나눔의 집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기다림이란 말도 잊어버리고
원망하고 원망하다
원망이란 말도 잊은지 오래

갈잎삶같은  내삶이 눈을 감으면
솔모랭이 아득한 길 하나 보입니다
내보다 네보다 젊은 어머니모습

그 모습 그리워 문설주에 기대서면
저만치 찾아오는 낯익은 얼굴
행여 낳지도 않은 딸이 찾아 올 것만 같아
사방에 은행잎 노란 손수건 되어
바람에 흐느낍니다

온몸에 천개 만개 지우지 못하는 문신을 새긴 채
내 한을 풀어달라고 마당에 널린  한많은 사연
오늘도 핏빛 울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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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김영희 덕화

아파트 베란다 화분앞에
창밖의 나비 한마리 앉으려다 멀어진다
이렇게 높이 날아 오르다니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나비가 승합차안의  꽃을 보고
힘겨웁게 따라온다
앗 나비좀 보세요
나비 처음 보셨어요?
아저씨도 나비예요
창밖의 나비처럼
험한 세상 날고 있잖아요

동그랗게 눈뜬 아저씨를 뒤로하고
뛰어 내리며 달린다
아파트베란다에 앉으려던 나비가
승합차에 앉으려던 나비가
멀리서 날아온다
내 옆에 앞에 힘든 세상을 향하여
나비들이 난다
나도 나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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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릉 도 원

                                                               덕화  김영희



하루도 쉴 틈 없었던 수호천사는

요즈음 긴 - 방학이다



개학이 언제인지 알 수 없어

고즈넉히 주저앉아 열린 세상 보는데



아직도 신혼인지 착각하며 신랑 무릎베고

낮잠이 든  아내



이쁠것도 없는 그녀  안쓰러워

무릎이 저려도 내려놓지 못한 애의 한 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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