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

회상

덕화2001 2025. 3. 25. 04:59

며칠전 청포묵을 쑤어 먹었다. 청포묵이나 조토리묵을 쑬때는 항상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물과 묵가루의 농도를 잘 맞추다가도 묽거나 되직해서 실수하기가 일수이다 주걱을 묵쑤는 그릇에 꽂아 놓고 주걱을 들었을 때 묵방울이 똑똑 떨어지면 성공인데 그게 참 힘들기도 하다.

남편 어릴적 시어머니는 가난한 살림에 묵장수를 하셨다고 한다.저녁이면 온동네 시아버님 친구분들이 다 모여 화투를 치면 으례껏 어머니는 묵을 쑤어서 묵무침 이나 묵국을 만들어 고리땡으로남겨진 돈으로 묵값을 계산 했다고 한다. 묵을 쑤면 묵누렁지가 있는데 주걱으로 묵누렁지만 보아도 군침이 도는 가난한 살림이었다.지금처럼 신식 부엌이 아닌 아궁이에 불을 때가면서 17식구를 책임졌을 어머니의 궁핍한 고민을 왜 나는그리고 신랑은 알아채지못했을끼 회한이 들기도 한다.묵을 먹으며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남편도 지나간 그 시절이 그래도 그리운지 상념에 젖곤한다오랜만에 묵을 쑤면 어머니가 해준 맛과 똑같다며 농담을 " 우와 맛있다 묵장사해도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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