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늦깍기 학생

덕화2001 2016. 3. 10. 19:25

늦깍기 학생

 

흰 눈이 춤추며 나리는

섣달 그믐밤에

서럽다는 설을 마중하려

식혜를 하네

 

전생에 공주였다는

먼 나라 공주님이 살폿이 놓고 간

아리아리한 손으로 손수빻은  

흰눈같은 찹쌀로  몸을 달구고

공주님 눈물닮은 길금으로

식혜를 하네

 

뿌연 길금물이

손떨려 글씨를 못쓰겠다는 그녀의 눈물같아

공주님 눈물닦듯 면보에 싸서

꼭꼭 짜내네

 

 

 

밤새 오는 눈을 마중하며

이밤 지나면 치성으로

맑은 식혜 동동 떠오를제

사브작 치맛자락 끌고 학교에 오는 

어느 먼 나라에서 온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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