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협시반공부

소를 웃긴 꽃

덕화2001 2020. 10. 11. 08:47

소를 웃긴 꽃

 

나주 들판에서 /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

소의 발밑에서 /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

쓰러질 뻔한 것이지

 

 

 

참 상쾌하고 엉뚱한 시입니다.들판에서 소가 풀을 뜯고 있습니다. 그 소의 발밑에 여린 풀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가녀린 풀꽃이 육중한 소를 살짝 들어 올립니다. 이러는 통에 소는 비틀합니다. 기우뚱하며 쓰러질 뻔한 소는 겨우 중심을 잡습니다. 시인은 피는 꽃이 소를 웃기고, 간질이고, 살짝 들어올리고,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고 능청스럽게 말합니다. 정말 소가 웃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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