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꽃 산행
비온뒤의 산행은 가슴뛰는 울렁임
고목나무에 수를 놓은 파란 이끼 꽃
다문다문 그려진 나무들의 초록잔치에
가던길 멈추고 이끼꽃들을 바라본다
내리던 비 하늘로 못가고 수를 놓았나
솔이끼 아기솔이끼 표주박이끼
비단이끼 깃털이끼 서리이끼
작은 바위 큰 바위도 이름표를 달고
초록색 수틀로 수를 놓듯 황홀하다
해가 나면 승천할 이끼꽃들에게
안무를 추어 답례한다
숲에서 한발짝 멈추면 보이는 오묘함
생의 끝자락에서 만난 이 신산함 숨이 낙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