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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딸살이

남들은 다 시집살이 싫다고 하던데 어쩌자고 뜨거운 불속으로 뛰어든건지오늘도 늦은밤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빨리 주무시라고예쁜눈 내리깔고 딸내미 조근댄다 온갖 정갈한 재료 공수해와새벽부터 우리부부 아침하는 애지중지 큰 딸부모봉양 하러왔다지만아들하나 딸하나 입양했는지아들처럼 딸처럼 잔소리가 많기도하다 밖에 나가면 시어머니 흉보듯 딸흉을 보지만자식들 다 도망가는데 복도 많다고하기사 시집살이 딸살이 뜨거운 불맛한증막이 따로 없구만

시인의 방 4 2024.02.03

그런 날

날 울리고 간 시간들이켜켜히 나의 서럽속에 가지런히 누워있다날 행복하게 한 시간들이켜켜히 나의 서럽속에 나란히 누워있다 오랜 마음의 집에 주춧돌 되어고즈넉히 회상으로 자리 잡았나꿈꾼듯 꿈이 아닌듯 그렇지만먼 머언 옛날 현실이었던 일들옛날에 찍어 놓은 비디오를 보며서랍속에서 나와 춤들을 춘다 그래 그런 날이 있었어 아주 많이 힘들었던 날이 있었어그러나 사랑받던 어떤 날도 있었지내게도 내게도 그런 날이

시인의 방 4 2024.01.31

금호동 어딘가에

금호동 어딘가 지금도 있을까파란우산 받쳐들고 엄마를 기다리던밀려오듯 오고오는 차들을 보며 우산속을 파고 드는 빗방울을 끌어 안고엄마를 기다리던 신작로  포플린 통치마 옥양목 저고리 팔랑이며마지막 버스에서 구세주처럼 내리던날밥숫가락 뜨다말고 졸린눈에 쓰러지던젊디젊은 서른네살 희미한 기억속에 사라지다다시 다가오는 비오는 버스 정류장찾을 수도 없는 정류장에서 오늘도 엄마를 기다리네

카테고리 없음 2024.01.25

금호동 어딘가에 지금도 있을까

금호동 어딘가 지금도 있을까 파란우산 받쳐들고 엄마를 기다리던 그 길 끝도없이 오고오는 차들을 보며 우산속을 파고 드는 빗물을 맞으며 엄마를 기다리던 후줄근한 금호동 그 길 포플린 통치마 옥양목저고리 울엄마 마지막 버스에서 구세주처럼 내린다 밥숫갈을 뜨다말고 졸린눈에 쓰러지던 젊디젊은 서른네살 엄마 엄마 희미한 기억속에 사라지는 다시 다가오는 비오는 버스정류장 찾을 수도 없는 정류장에서 오늘도 엄마를 기다리네

일 기 202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