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 학이되고 꽃이 되고 무엇이 되기 위해) 덕화 김영희 청자 항아리에서 학이 날고 있다 우리의 선조들 두루마기 휘날리며 더덩실 춤을 추던 까마득한 그 옛날처럼 청자 항아리에서 학이 난다
백자 항아리에 꽃이 피어 있다 땅속에 뿌리내린 조선의 꽃들이 질박한 도공의 손을 빌어 다투어 밀어 올려 꽃으로 피어 난다
천도의 가마속에서 용트림이 심해 이지러지고 찌그러지고 무너지고 자빠져도 겨레의 염원을 눈물로 모아 다시 일어선 철화용문항아리
이그러지고 찌그러진 철화용문 항아리 뜨거운 불 이겨낸 우리의 기백처럼 가마속에서 용트림이 심해 무너지고 자빠져도 살아 남은 용문 항아리
청초 간결 기품을 잃지 않고 부서져도 다시 다져지는 흙의 질긴 목숨되어 뜨겁고 뜨거운 불속에서도 살아 남아 학으로 날고 꽃으로 피어 난다
청자항아리에서 학이 난다 백자항아리에서꽃이 피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