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할미
봄날
공원 벤취에 앉아
날고 있는 나비를 바라보네
휠체어와 한몸이 되어
팔랑팔랑 숨가쁘게 바람을 모으고 있네
오랜 세월 날기를 꿈꾸며
아기가 되고
소녀가 되고
어미가 되고
마침내 할일을 다한 할미가 되어
가비야운 꽃무니 몸빼로
찬란하게 나비로 환생했네
날기 위해 팔랑이는
모시날개의 안타까운 퍼덕임
봄바람이 살포시
모시적삼 겨드랑으로 쏘오옥 들어가
같이 그래 같이 가자하네
날자하네 훠얼훨 날아보자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