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지기
남한산성에 그의 장승 하나 세웠으면 한다
언제부턴가 산성을 다듬고 다녔는지
인조 때 곤룡포를 하사받은 서흔남의 혼이 스몄나
오늘도 남루의 옷을 걸치고 빗자루 하나 든채
서흔남되어 축지법 쓰듯 산성 쓸고 다듬기 바쁘다
남한산성에 그의 솟대하나 세웠으면 한다
언제부턴가 산성의 솟대를 닮은 모습이 되어
양손에 새발톱 갈퀴 닮은 빗자루 들러 메고
축지법쓰듯 한양삼십리 넘나든 그에게
산성지기 솟대하나 세웠으면 간절한 마음이다
문재운 님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