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08

회상

며칠전 청포묵을 쑤어 먹었다. 청포묵이나 조토리묵을 쑬때는 항상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물과 묵가루의 농도를 잘 맞추다가도 묽거나 되직해서 실수하기가 일수이다 주걱을 묵쑤는 그릇에 꽂아 놓고 주걱을 들었을 때 묵방울이 똑똑 떨어지면 성공인데 그게 참 힘들기도 하다.남편 어릴적 시어머니는 가난한 살림에 묵장수를 하셨다고 한다.저녁이면 온동네 시아버님 친구분들이 다 모여 화투를 치면 으례껏 어머니는 묵을 쑤어서 묵무침 이나 묵국을 만들어 고리땡으로 남겨진 돈으로 묵값을 계산 했다고 한다. 묵을 쑤면 묵누렁지가 있는데 주걱으로 묵누렁지만 보아도 군침이 도는 가난한 살림이었다.지금처럼 신식 부엌이 아닌 아궁이에 불을 때가면서 17식구를 책임졌을 어머니의 궁핍한 고민을 왜 나는 그리고 신랑은 알아채지못했을끼 회한이..

일 기 2025.03.25

생각이 나를 좌우한다

몸이 혹 나아지는것은 아닌지나는 매일 기분이 좋다 상쾌하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하나님이 내게 주신 특별함인것 같다 오래전 친정 어머니와 살때는 잘 몰랐으나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병도 들어보았지만 낙담하지 않고 잘 이겨낸것 같다 그래 나에게는 든든한 빽이 있었지 맞아 실망하지 않고 지금꺽 보살펴 주신 성령닙께 감사하다등산을 가서 걸어도 다리가 피곤치 않으니 너무 감사하다 젊을 때는 산의 산자도 싫어했다 그러나 이제는 걷는다는 것이 참 즐겁다 두다리가 잘 견뎌줌에 늘 하나님께 감사하다그러나 산을 내려올때는 잘 내려오지못한다 이 역시 하나님께서 고쳐주시리라 확신한다

일 기 2025.01.23

여행 일탈

서울 중앙박물관을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먼여행을 가는것도 아닌데 가슴이 설레인다 3시에 밥을 먹고 약을 먹고 짐을 챙겼다남들이 알면 참 웃긴다고 할거다  하기야 남편하고 병원에 갈때도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왜 그렇게 마음이 설레이는지''혈압재고 약타고 점심먹고 카페에 앉아 남편과 수다 떨고....무엇이 그리 좋을까..오늘은 혼자 떠난다 엎어지면 코가 닿을것 같은 서울행 , 이제 조금있으면 남편이 일어난다 아침을 차려주고 저녁은 간단히 스프와 빵 상냥한 말로 미안함을 뒤로 하고 남편은 일터로 나는 중앙박물관으로 출발

시인의 방 4 2025.01.19

남한산성 그루터기

내 언제 예서 태어났는지 알수 없으나피바람 몰아치던 환란이 아니었나 싶다팔도에서 몰려온 늠름한 승군들이 남한산성을 호위하였고꽃다운 나이에 얼매나 많은 젊음이 이곳에서 사라졌는지 내는 보았노라 그리고 겪었노라 그루터기의 다짐 캄캄하고 고요한 밤에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내 왼 팔,팔 내 오른 팔,팔저만치 나딍굴며눈바람에 윙윙 울부짖었지수어장대 매바위쪽 돌담너머는 차마볼 수없어 두 눈 감았어 ******..어젯밤 꿈에 어린 소나무 뿌리가 내게와 속삭였지할아버지는 이제 사람들이 쉬어가는그루터기가 되었다고 우리는 뿌리끼리 팔다리 잘린 나무를 일으켜 살리려 치열한 생의 몸부림중이라고어느 나무는 별장의 울타리가 되고 어느 나무는 또 무엇이 되려고 준비중이라나 이 한 몸 생의 끝자락에서 남한산성 찾는 길손 ..

시인의 방 4 2024.12.29

그루터기

내 언제 예서 태어났는지 알수 없으나피바람 몰아치던 임진왜란이 아니었나 싶다고개를 처음 처들고 솔잎은 살랑이며 주위를 살피니팔도에서 몰려온 늘름한 승군들이 남한산성을 호위하고 있더구나척박하고 피폐한 남한산성을 성곽을 만들며 나무를 심으며꽃다운 나이에 얼매나 많은 젊음이 이곳에 사라졌는지내는 보았노라 그리고 겪었노라 그리고 눈물흘렸노라그래 그래 이 아름답고 웅장한 산에서독야청청여럿청청하리라고다짐했건만그런데 그런데 무심도 하시지 그렇게 그렇게 폭설을 내려 아 그 캄캄한고요한 밤에 밤에 여기서 우지끈 뚝딱 저기서 우지끈 뚝딱망연자실 눈의 무게를 견디지못해 나도 넘어뜨렸다 넘어진 걸음으로 비틀거리며 한바퀴 돌다보니 이것이 웬말이냐 내 왼팔팔 내 오른팔팔 저만치 나딍굴며 눈바람에 윙윙울부짖네 어미 소나무들 처참..

시인의 방 4 2024.12.26

백화점 인파

토요일 딸내미의 권유로 들뜬 마음에 길을 나섰다 점심을 먹자고 하기에 밀리는 도로를 헤치며 백화점에 당도했다 강아지와 아이들... 아 ,여기는 강아지도 데리고 오는구나 한참을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소파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아무리 기다려도 줄은 왜 그렇게 긴지 사람구경인지 밥을 먹으러 온건지 헷갈렸다 그래도 어린아이처럼 따라나선 우리는 딸의 기특함에 기다림은 덤으로 주위를살피기 시작했다 삼삼오오는 아니고 삼삼, 이이 아기를 데리고 나와 맛있게 점심을 먹는 젊은 사람들을 보며 상상을 했다 아침은 먹지않고 여기와서 이렇게 아점을 먹는구나 ..아침을 꼭 먹는 우리네 노인들을 모시기 싫어하는게 젊은이들에게 수긍이 갔다 아기들은 왜 그렇게 이쁜지 .. 문득 아들네가 생각이 났다 우리 아들네도 이렇게 살아..

일 기 2024.11.11